서울지역 극장들이 여신금융협회에 이어 각 카드사를 상대로 영화 관람료의 카드 할인 폐지를 요청했다.

그러나 카드사들이 당장 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인 데다 신용카드 등으로 할인혜택을 받아 영화를 싸게 보던 20~30대 관객의 불만도 높아 논란이 예상된다.

서울시극장협회는 19일 신용카드를 발행하는 은행 및 카드사 10여곳에 '내달 1일부터 영화료 할인을 중단해달라'는 내용의 협조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협회는 지난 18일 이사회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으며,앞서 지난 13일에는 카드사들이 소속된 여신금융협회에도 같은 내용의 협조공문을 보냈다.

협회는 이 공문에서 카드사의 할인으로 영화가 '덤핑' 유통되는 관행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백순 협회 상무는 "카드사들이 할인금액을 보전해 준다고 하지만 모든 극장들에 해당되는 것은 아니며 극장별 양극화를 막기 위해서라도 할인 중단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화관광부도 극장편을 들고 나섰다.

문화부는 지난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매년 관객 증가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가격 할인으로 인해 실제 매출액과 수익은 감소해 영화계 전체의 수익성 하락을 초래하고 있다"면서 "최근 극장업계가 벌이고 있는 극장요금의 정상화 노력을 측면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문화부는 조만간 극장협회,카드사 관계자들과 함께 할인경쟁이 국내 영화산업에 미치는 피해와 영향을 분석하고 의견을 조율하는 간담회를 여는 한편 신용카드사들에 과도한 할인서비스 제공 등을 자제토록 요청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카드사들은 아직 구체적인 입장은 정리하지 못했지만 당장 내달부터 할인을 중단하기는 어렵다는 반응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아직 정식 공문을 받지 못해 검토조차 못했다"면서도 "카드 할인과 관련해 현재 맺어놓은 계약 기간은 다 채워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도 "어차피 극장들이 거부하면 계약 연장은 불가능한데 왜 이런 공문을 보냈는지 모르겠다"며 "개별 회원사들이 적절한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