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코스피지수가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자 시장 주변에서는 그동안 여러차례 예견됐던 조정이 시작된 것으로 분석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조정을 최근 단기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함께 중국의 긴축우려 등 해외 발 변수가 작용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하고 지수 1,500선이 깨지지 않는 선에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들은 그러나 중국의 성장률이 예상을 뛰어넘는 과열 수준으로 나타나고 그에 따라 중국 당국의 강력한 긴축 움직임이 감지될 경우 조정의 폭과 기간이 커질 수도 있다고 경계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 보다 20.92포인트(1.36%) 내린 1,513.66으로 장을 마쳤다.


◆ 예견된 조정.."빌미는 단기급등과 중국변수"

우리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이날 하락은 최근 사상최고치 행진에 따른 부담과 함께 수급적으로 한계점을 보인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달 들어서도 주식형펀드의 환매가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는 등 국내 수급이 좋지 않은 데다 그동안 시장의 버팀목 역할을 했던 외국인 매수세도 약해졌다"고 지적했다.

황 팀장은 특히 "최근 유입되는 외국인 자금은 아직까지 중장기 가치투자 쪽이라기 보다는 단기추이를 보고 선제적으로 유입되는 단기성향으로, 조세회피지역 등을 거점으로 하는 자금이 많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면서 "이들 자금이 선순환을 일으키면 중장기 자금들도 따라올 수 있지만 아직 모멘텀이 약해 한두 차례 수급에서 불안이 나타날 수도 있을 것으로 예견됐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날은 엔화 강세에 따른 일본시장의 하락세도 눈길을 끄는데다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발표를 앞두고 있는 중국에 대한 경계심리도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삼성증권 황금단 연구위원은 "코스피지수가 최근 단기급등세를 보이면서 이에 따른 조정은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라면서 "기술적으로도 과열지표인 이격도를 감안할 때 1,550선 정도부터는 과열권에 진입하는 것으로 돼 있어 1,530선을 넘으면서부터 투자자들이 부담을 느껴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중국의 경제성장률 발표를 앞두고 외국인들이 관망분위기를 보이는 것도 한 원인"이라며 "가능성이 높은 것은 아니지만 중국 1분기 성장률이 당초 예상인 10% 중반을 넘어 11%를 상회할 경우 상당한 강도의 긴축정책이 나올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 조정의 폭과 기간은.."길거나 깊지 않을 것"

우리투자증권 황 팀장은 "일단 최근 약세요인들이 그렇게 파괴력을 가진 것이 아닌 만큼 돌발악재가 없으면 큰 조정으로 연결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중국의 성장률 발표가 첫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 황 위원은 "중국 성장률이 예상치를 넘어서지 않을 경우 조정폭은 지수 1,500선이 깨지지 않는 선에서 마무리되고 기간도 일주일을 넘기지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현재의 조정은 단기과열을 해소해주는 건전한 조정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조재훈 투자분석부장은 그러나 "최근 단기급등 속도가 빨랐던 점 등을 감안하면 의외로 조정폭이 깊어질 수도 있어 1차적으로 1,500선이 지켜질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상승이 글로벌증시 동반상승과 외국인 대규모 매수에 힘입은 것인 만큼 이들의 기조가 바뀌면 투자심리가 급랭할 수도 있다"면서 "이들 변수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임상수 기자 nadoo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