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ㆍ일본, 美-中 무역마찰 '줄타기'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EU는 중국 편,일본은 미국 편.'
'EU는 중국 편,일본은 미국 편.'
미국과 중국의 무역마찰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유럽연합(EU)과 일본이 각기 다른 진영에 합류했다.
EU는 중국과의 싸움을 거들어 달라는 미국의 요구를 일단 거부,중국 편에 섰다.
반면 일본은 이를 수용,제3자 자격으로 미국과 중국 간의 지식재산권 분쟁에 개입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EU와 일본은 양국의 눈치를 보며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치밀한 수계산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 관계에서 주도권 노리는 EU
피터 만델슨 EU 무역위원장은 18일 관청위안(關呈遠) 주EU 중국대사에게 "EU는 미국이 중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지만 이번 사태에 직접 개입하지 않고 관망하겠다"고 통보했다.
만델슨 위원장은 이어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회견에서 "미국으로부터 이 문제를 도와 달라는 압력을 받고 있지만 나의 생각은 다르다"며 "이런 문제는 대화로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2005년 중국과 EU 사이에 섬유쿼터 문제로 마찰이 심화됐을 때 대화로 해결한 것을 예로 들었다.
미국과 EU는 접근 방식이 다르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과시한 셈이다.
그러나 "미국의 압력이 거세 결정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며 중국 쪽의 코를 단단히 거는 것도 잊지 않았다.
만델슨 위원장의 이 같은 행보는 EU와 중국 간의 각종 협상에서 유리한 자리를 차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EU와 중국은 중국산 감자전분의 수입 문제를 놓고 티격태격하고 있다.
하지만 스위스 및 아일랜드가 중국과 자유무역협정(FTA) 논의를 시작했거나 조만간 개시하는 등 다양한 경제 분야에서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또 중국이 환경정책을 강화하면서 EU의 오염처리 업체와 식품 업체들이 중국시장에 본격 진출할 채비를 하고 있다.
FTA 협상에서는 자국에 유리한 쪽으로 협상이 이뤄지도록 밀고 당기는 싸움이 필연적으로 따른다.
따라서 만델슨 위원장의 이 같은 행보는 EU 기업의 중국 진출을 원활히 해 달라는 메시지인 동시에 향후 중국과 EU 간의 각종 협상에서 우월한 지위를 선점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등거리로 눈치보는 일본
중국 관영 영자신문 차이나데일리는 일본이 미국과 중국 사이의 지식재산권 분쟁에서 제3자 자격으로 양측 협상에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WTO는 특정국 간의 분쟁에 제3의 나라가 협상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만 일본은 중국에 대한 제소에 동참,보다 직접적으로 미국을 도와 달라는 요구는 거절했다.
결국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눈치를 보며 양측의 중재자 역을 자임한 셈이다.
일본이 이처럼 눈치를 보는 이유는 일본 경제가 막 회생의 기지개를 켠 상황인 만큼 현재의 역학구도가 뒤바뀌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수출로 경제를 지탱하는 일본으로서는 미국 편을 들 수도,중국 편을 들 수도 없는 상황이다.
중국의 경우 최근 원자바오 총리의 방일을 계기로 일본과의 경제협력이 본격화되려는 시점이고,미국은 최대 수출시장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마찰이 심화될수록 자국의 이익을 최대화하려는 EU와 일본의 줄타기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
미국과 중국의 무역마찰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유럽연합(EU)과 일본이 각기 다른 진영에 합류했다.
EU는 중국과의 싸움을 거들어 달라는 미국의 요구를 일단 거부,중국 편에 섰다.
반면 일본은 이를 수용,제3자 자격으로 미국과 중국 간의 지식재산권 분쟁에 개입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EU와 일본은 양국의 눈치를 보며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치밀한 수계산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 관계에서 주도권 노리는 EU
피터 만델슨 EU 무역위원장은 18일 관청위안(關呈遠) 주EU 중국대사에게 "EU는 미국이 중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지만 이번 사태에 직접 개입하지 않고 관망하겠다"고 통보했다.
만델슨 위원장은 이어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회견에서 "미국으로부터 이 문제를 도와 달라는 압력을 받고 있지만 나의 생각은 다르다"며 "이런 문제는 대화로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2005년 중국과 EU 사이에 섬유쿼터 문제로 마찰이 심화됐을 때 대화로 해결한 것을 예로 들었다.
미국과 EU는 접근 방식이 다르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과시한 셈이다.
그러나 "미국의 압력이 거세 결정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며 중국 쪽의 코를 단단히 거는 것도 잊지 않았다.
만델슨 위원장의 이 같은 행보는 EU와 중국 간의 각종 협상에서 유리한 자리를 차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EU와 중국은 중국산 감자전분의 수입 문제를 놓고 티격태격하고 있다.
하지만 스위스 및 아일랜드가 중국과 자유무역협정(FTA) 논의를 시작했거나 조만간 개시하는 등 다양한 경제 분야에서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또 중국이 환경정책을 강화하면서 EU의 오염처리 업체와 식품 업체들이 중국시장에 본격 진출할 채비를 하고 있다.
FTA 협상에서는 자국에 유리한 쪽으로 협상이 이뤄지도록 밀고 당기는 싸움이 필연적으로 따른다.
따라서 만델슨 위원장의 이 같은 행보는 EU 기업의 중국 진출을 원활히 해 달라는 메시지인 동시에 향후 중국과 EU 간의 각종 협상에서 우월한 지위를 선점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등거리로 눈치보는 일본
중국 관영 영자신문 차이나데일리는 일본이 미국과 중국 사이의 지식재산권 분쟁에서 제3자 자격으로 양측 협상에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WTO는 특정국 간의 분쟁에 제3의 나라가 협상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만 일본은 중국에 대한 제소에 동참,보다 직접적으로 미국을 도와 달라는 요구는 거절했다.
결국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눈치를 보며 양측의 중재자 역을 자임한 셈이다.
일본이 이처럼 눈치를 보는 이유는 일본 경제가 막 회생의 기지개를 켠 상황인 만큼 현재의 역학구도가 뒤바뀌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수출로 경제를 지탱하는 일본으로서는 미국 편을 들 수도,중국 편을 들 수도 없는 상황이다.
중국의 경우 최근 원자바오 총리의 방일을 계기로 일본과의 경제협력이 본격화되려는 시점이고,미국은 최대 수출시장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마찰이 심화될수록 자국의 이익을 최대화하려는 EU와 일본의 줄타기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