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의 대표 세력인 투신권과 외국인 투자자들이 상반된 매매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꾸준히 주식을 사들이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반면, 투신은 계속되는 환매에 연일 순매도로 일관하며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외국인들은 이달 들어 지난 17일까지 총 1조9679억원을 순매수했지만, 투신은 2조2431억원 어치 주식을 내다 팔았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특히 전기전자와 내수주 비중을 집중적으로 늘렸다.

IT 업종에 대해선 11일 연속 매수 우위를 보였고, 유통과 음식료, 건설 업종에 대해서도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각각 34억원과 1289억원, 2379억원을 순매수했다.

금융 업종에 대해서도 단 하루를 제외하곤 줄곧 '사자' 행진을 벌이며 5005억원 어치를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투신의 경우 매도 우위를 이어가고 있는 와중에도 기계 업종 주식은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증권 오현석 연구원은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주도권은 외국인이 쥐고 있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특히 초기엔 전기전자와 금융을, 최근엔 건설과 유통을 공격적으로 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을 타고 주도 업종이 선순환하는 모습을 보이며 지수가 꾸준히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는 설명이다.

오 연구원은 "기본적으로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매수세가 몰리는 가운데 S&TC, 대림산업, 한국코트렐, 오리온, 농심 등의 외국인 지분율이 최근 눈에 띄게 늘어났다"고 밝혔다.

S&TC의 경우 4월 들어서만 외국인 지분율이 5.5%P 상승했고, 대림산업과 한국코트렐도 4%P 가량 보유율이 늘어났다.

이 밖에 외국인 지분 보유율이 1~2% 이상 늘어난 종목으론 대원전선, STX, LG석유화학, LIG손해보험, 한화증권, 현대제철, 대구백화점, 우리투자증권, 서울증권, 금호산업, 한국제지, 아세아제지, 강원랜드, 동양기전 등이 있다.

오 연구원은 "LIG손보 등 일부 종목의 경우 외국인 매수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어 수급 관점에선 주목할만 하며, 외국인이 제지주를 매수하고 있는 것도 시야에 들어온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