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韓悳洙) 국무총리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의 마지막 키를 쥐고 있는 입법부에 대한 협조 구하기에 나섰다.

한 총리는 지난 13일 저녁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통합신당모임 등 총리인사청문특위 위원 10여명과 가진 만찬자리에서 한미 FTA의 조속한 비준동의를 요청했다고 한 참석자가 15일 전했다.

한 총리는 "한미 FTA는 우리 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이지만, 비준이 돼야 활용할 수 있다"며 "빨리 비준동의까지 마쳐야 다른 국가에 대해 비교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특히 지난 2002년 체결된 한-칠레 FTA의 비준동의까지 1년여가 넘는 기간이 걸린 사실을 언급한 뒤 "한-칠레 FTA의 경우 국회에서 비준동의가 늦어지면서 좋지 않은 영향을 줬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또 "한미 FTA 체결로 국내 의약품 분야에서 1조원의 피해가 발생한다는 주장도 제기됐지만, 실제 복지부의 검토결과는 500억~800억원에 불과하다"며 FTA 반대론자들의 주장도 반박했다.

이와 함께 그는 지난 2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된 국민연금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국회의 협조를 요청했다는 후문이다.

한 총리의 요청에 대해 참석자들도 대체로 공감의 뜻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청문특위 위원장을 맡았던 우리당 박병석(朴炳錫) 의원한 의원은 "역사와 국민을 두려워 하고, 어려울 때일수록 원칙을 지켜야 한다"며 "혼신의 힘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한 총리는 "최선을 다하겠다"며 "현장을 돌면서 국민을 직접 챙기는 총리가 되겠다"고 화답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k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