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 없이 오르던 주가가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투자자들로선 고점을 찍은 만큼 일단 팔고 기다려야 할지,추세적 상승을 기대하며 보유 비중을 높여야 할지 방향을 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전문가들도 단기적인 조정 여부에 대해서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상승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조정을 저가 매수의 기회로 활용할 것을 주문했다.


◆과열이냐,추세적 상승이냐

13일 발표된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하자 증권가에서는 전기·전자업종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날 코스피지수는 4.83포인트(0.32%) 빠진 1520.78을 기록,사흘만에 소폭 하락했다.

기술적 지표들도 여전히 과열 신호음을 내고 있다.

단기 과열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스토캐스틱(STO) 지표는 91.1에 달했다.

이 지표가 80 이상이면 과열을 의미한다.

이미 지난 3일 이후부터 이 지표는 줄곧 과열 신호를 보여왔다.

또 중기적으로 과열을 판단할 수 있는 시장 상대강도지표(RSI·70 이상이면 과열)도 73.1을 기록하고 있다.

대우증권 김정훈 연구원은 "기술적 지표가 과열을 나타냈을 때 단기 조정을 받아왔다"며 "저항선으로 여겨지는 1530선에서 조정이 일어날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적립식펀드 자금이 썰물처럼 증시를 빠져나가면서 수급도 불안정해 지고 있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펀드 자금은 4월 들어서만 1조3000억원 넘게 빠져나갔다.

특히 주가지수가 1500포인트를 돌파한 직후인 10일과 11일에는 하루 2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시장을 이탈했다.

반면 해외 주식형펀드로 유입된 자금은 이달 들어 1조1000억원 증가했다.

국내 주식에 투자될 자금이 해외 주식시장으로 빠져나가고 있는 셈이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930원이 깨진 환율과 외국인 동향이 변수"라고 밝혔다.

그러나 키움증권 전지원 연구원은 "지수가 1500대에서 안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만큼 시장에 후행하는 펀드자금도 조만간 유출 규모가 급격히 줄어들 것"이라며 수급불안론을 일축했다.

추세적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동양종금증권 정인지 선임연구원은 "기술적 부담이 존재하지만 2005년처럼 추세적 상승장에서는 기술적 지표에 근거한 주가 예측이 전혀 맞지 않는다"며 "강한 상승세가 1~2주,혹은 그 이상 지속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투자전략은

전문가들은 과열로 인한 단기적 조정이 이어지더라도 추세적 상승세를 꺾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조정 국면을 저점 매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래에셋증권 이정호 리서치센터장은 "IT(정보기술) 관련주의 바닥이 확인되고 있고 중국 경제 성장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부품 소재 산업 등을 주목해야 한다"며 "IT와 금융업종이 순환적 상승세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펀드 투자자들도 급격한 비중 축소보다는 성과가 부진한 펀드에 대한 교체 매매 시기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삼성증권 조완제 연구원은 "일부 성과가 부진해진 테마형 펀드를 갈아타는 기회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지적했다.

한국투자증권 박승훈 연구원은 "해외펀드는 수익보다는 위험 분산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국내 주식형펀드의 분할 매수 전략은 유효하다"고 밝혔다.

김태완/김남국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