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운동요법만으로 성기를 크게 만들어 주겠다며 인터넷에 '성기 확대' 사이트를 개설한 뒤 8800여명에게서 회원 가입비 명목으로 2억 여원을 받아 챙긴 잘난 사람이 구속됐다.
피해자들은 돈만 잃고 효과를 보지 못했으나 드러내 신고할 수 없었다는 것.통계에 의하면 남성의 80~90%는 자신의 성기가 작다는 불만을 갖고 있다.
남자는 왜 그렇게 자신의 성기 크기에 집착하는가?
여자들에게 성적 능력을 과시하고 싶거나 오르가슴을 느끼게 하고 싶은 것도 있지만 이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남자들 사이에 우월감,사내다움,생식능력을 과시하는 신호로서 진화됐다는 것이 더 맞는 것 같다.
한국 남성의 일반적인 음경 크기는 이완 상태에서 길이 7.4cm,직경 2.8cm,둘레 8.3cm,용적 40.6㎖이며 발기됐을 때는 길이 11.2cm,직경 4.1cm,둘레 11cm,용적 140.6㎖로 증대된다.
남성은 남들과 비교해 더 우월한 종족이 되고 싶어하는 경쟁적인 성향이 여성보다 훨씬 강하다.
피로를 풀기 위해 사우나에 가지만 정작 다른 이들의 심벌을 보고는 오히려 온 몸에 힘이 들어가고 경쟁심이 유발된다.
대중목욕탕에서 음경이 큰 사람들은 아랫배를 내밀고 거들먹거리며 배회하는 반면 작은 사람들은 스스로 위축되기 일쑤고,으쓱한 우등과 위축된 열등이 부딪치는 도떼기 시장이다.
음경 왜소 콤플렉스는 여성 앞에서가 아니라 목욕탕에서 시작돼 목욕탕에 가기를 꺼리는 사우나 콤플렉스로 이어진다.
남몰래 자주자주 들여다보지만 보면 볼수록 초라해 흰색 변기가 쫙 늘어선 공중 화장실에서도 타인의 시선 때문에 나란히 서기가 겁나 일을 제대로 보기 어렵다.
옆에 사람이 있으면 아는 이든 모르는 이든 흘끗흘끗 크기 조사에 나선 후 "애걔…" 하며 순간에 상대적 행복과 불행이 교차한다.
여성을 흥분시키고 절정을 맛보게 해 주고 싶은 마음에서 자신의 성기가 더 컸으면 하는 남성들은 좀 더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
여성의 질은 입구에서 4~5cm를 제외한 안쪽 부위에는 말초 신경이 거의 없어 질 안쪽이나 자궁경부에는 성감이 없다.
게다가 여성은 오르가슴을 느끼기 위해 남성 성기가 가늘면 질 점막이 더욱 부풀고,굵으면 약하게 부푸는 완전 자동조절 시스템으로 돼 있다.
즉 말하자면,다시 강조하지만 질의 구조는 열린 구멍이 아니라 닫힌 틈이다.
"아니 그럼 남편이 나한테 매일 구박하던 건 뭐야? 그 짓 할 때마다 나보고 헐렁해졌다면서 웅덩이에 풍덩 빠진대나 뭐 어쩐대나 재미가 없다구 궁시렁대더니만 자기 거가 작으니까 나한테 뒤집어씌우려고 그랬던 거 아냐? 난 그것도 모르고 애 둘 낳고 늘어져서 그런가 보다 생각하고 미안해했는데 그게 아니네."
"그 좁은 데서 애 머리통이 나오는데 그게 원래대로 되겠어? 질이 딱딱 맞춰준대는 게 말이 돼? 해 보면 알잖아. 널널한 거."
중년이 되면 남성도 자신이 없어진다.
성 기능에 변화가 오면서 고민과 갈등은 온전히 혼자의 몫이 된다.
남성의 우월함을 잃어버릴 것 같아 아내에게 훌훌 털어놓기가 쉽지 않다.
이럴 때 아내와의 잠자리를 피하는 핑곗거리 중 하나가 아내의 아래를 탓하는 야비함일 것이다.
남편들이 섹스를 통해 남성다움을 확인받고 아내를 최고조의 흥분 상태로 이끌고 싶은 욕망은 가상하다 할 수 있으나,중요한 것은 자신감,처음부터 크기가 아니었을지 모른다.
삶의 모든 것이 그러하듯,문제는 마음에 있는 것.이렇게 아내가 넓어졌다고 느끼는 남편을 위해 아내는 베스트 닥터가 되어 보드라운 손,더 보드라운 혀로 남성을 빵빵하게 키워주면 어떨까? 한 수 더 떠 '이 세상 어떤 남자들 거보다 당신 게 제일이야'라고 말하면 디지게 맞을까?
성경원 한국성교육연구소 대표 www.성박사.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