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자금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은행들이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우며 동탄신도시 아파트 입주자금대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판교신도시 중도금 대출금리보다 낮은 금리로 출혈경쟁을 하는 양상이다.

심지어 저축은행 예금 금리보다 낮을 뿐 아니라 중도상환 수수료와 등기설정비 전액 면제 혜택까지 제공하고 있다.

12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우리·신한은행은 동탄신도시에서 건설되고 있는 '시범다은월드반도 아파트(1473가구)'의 입주자금 대출 금리로 연 5.12%(3개월 CD 변동금리 기준)를 내세우며 대출 영업을 벌이고 있다.

중도금 납부 후 받을 수 있는 입주자금대출은 대출 3개월 뒤 신규 아파트 등기가 가능한 사람이 받을 수 있는 대출로 사실상 일반 아파트담보대출과 같다.

현재 국민·우리·신한은행은 농협 등으로부터 중도금대출을 받은 이 아파트 입주자들에게 금리를 깎아주며 대출 상품을 갈아타도록 유혹하고 있다.

이들 은행의 금리인 5.12%는 CD금리(4.94%)에 0.18%포인트의 가산금리만 얹은 것이다.

현재 6% 내외인 일반 주택담보대출 금리보다 1%포인트 이상 낮은 수준이다.

또 CD금리에 0.3%포인트가 더해졌던 판교신도시 중도금 대출금리보다도 0.1%포인트 이상 싸다.

고광래 국민은행 가계여신부 팀장은 "중도금 대출이나 입주자금 대출은 집단대출을 통해 한꺼번에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본부승인을 받아 금리를 최대한 낮게 책정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CD금리가 올라 이자 부담이 높아질 것을 염려하는 고객을 위해 동탄신도시의 고정금리 대출상품 이자를 대폭 인하했다.

우리은행은 3년 동안 금리가 변동하지 않는 고정금리 상품의 금리를 5.4%로 책정해 고객을 모집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변동금리형 아파트담보대출 상품(5.84~7.14%)보다 최대 1.7%포인트가량 낮다.

신한은행은 좀더 유리한 조건을 내걸고 있다.

신한은행은 우리은행 상품보다 금리 변동 주기가 2년 더 긴 5년 고정금리대출 상품의 이자를 5.23%(4월 초 기준)로 떨어뜨렸다.

동탄신도시 입주자금 대출은 금리 조건뿐만 아니라 기타 부대 비용 조건도 파격적인 수준이다.

국민·우리·신한은행 모두 중도상환 수수료와 담보설정비를 면제해준다.

이처럼 은행들이 출혈경쟁을 감수하면서까지 고객 유치에 나선 이유는 동탄신도시의 발전 가능성 때문이다.

동탄신도시에는 올 상반기에만 총 6500가구가 입주하고 올 하반기 이후에 3만여가구가 추가로 건설될 예정이다.

이진욱 우리은행 주택금융사업단 부부장은 "주택담보대출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동탄신도시가 거의 유일한 대규모 주택담보대출처이기 때문에 은행들이 우수고객을 선점하기 위해 금리를 최대한 낮춰 영업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며 "동탄신도시뿐 아니라 앞으로 은평뉴타운이나 송파신도시 같은 곳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빚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