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소비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국내 경기가 최근 들어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대외부문 등에서 불안한 변수들이 많아 본격적인 경기회복을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크게 둔화될 가능성이 있는 데다 엔캐리 트레이드(저금리 엔화자금을 빌려 해외자산에 투자하는 것) 확대에 따른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 증가 등 잠재적인 경기하강 요인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미국의 주택경기 침체가 민간소비와 설비투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경우 다른 나라 경제에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론(비우량고객 주택담보대출)의 부실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 주택경기가 추가로 하락할 경우 전 세계적인 소비침체와 투자부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몇 년 동안의 전 세계적인 저금리 정책으로 시중의 유동성은 여전히 풍부한 상황이지만,갑작스런 충격이 발생해 엔캐리 트레이드가 급격하게 청산될 경우 대응능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신흥시장국들을 중심으로 경제가 무너지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한국은 외환보유액을 많이 확보했기 때문에 대외지급불능 등 국가부도 상황으로 빠져들지는 않겠지만 환율 급변동 등 예기치 못한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국내 요인으로는 최근 2~3년간 급증했던 가계부채 문제가 경기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부동산 담보대출로 가계부채가 많이 늘어났는데,대출만기가 도래하는 금액이 올해에 많아 민간소비를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며 "부동산 가격이 올해 급락할 경우 그 충격은 상당히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