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공사수주액 늘고 유통ㆍ홈쇼핑도 실적호조 전망

GS그룹은 '모두가 선망하는 밸류 넘버원 GS'라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2010년까지 '재계 Top5' 진입을 중장기 목표로 정했다.

이를 위해서는 국내 시장에 편중된 사업구조를 극복하고, 해외 현지 사업의 매출 비중을 1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게 급선무다.

따라서 이번 한·미 FTA 타결은 GS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비즈니스 영역에 글로벌 스탠더드를 접목, 그룹 체질을 변화시킬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허창수 GS 회장은 최근 "지금까지의 경험을 통해 해외 사업에서 성공하는 방법을 충분히 알고 있다"며 "치밀하게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 회장은 이어 "우수한 현지 인력을 확보해 육성하고, 지역사회와의 관계도 잘 유지해 미래 성장의 한 축인 해외 사업의 기반을 다지는 일에 힘을 합쳐줄 것"을 계열사 CEO들에게 당부했다.

◆한·미 FTA 효과

에너지, 건설, 유통이 주력인 GS그룹은 미국과 거래 규모가 크지 않다.

GS칼텍스는 미국으로부터의 원유 수입이 없고 제품 수입도 미량의 납사에 불과하다.

적은 양의 휘발유와 항공유를 미국에 제한적으로 수출하고 있지만 석유류 제품의 경우 수입 관세가 낮아 FTA 타결로 인한 영향은 거의 없다.

GS건설은 공사 수주액 증가 등 FTA 효과가 기대된다.

미국 내 국가발주 공사 입찰 참가와 관련해 미국 외의 공사 실적을 인정받을 수 있어 미국 조달 시장 진출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유통 분야는 이미 개방돼 있기 때문에 FTA와 별 연관은 없다.

그러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와 사과, 배, 포도, 감귤 등의 수입 관세 철폐로 인한 평균 단가 하락으로 GS리테일은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홈쇼핑 업계도 FTA 타결에 따른 국내 방송 시장 개방 등으로 직간접적인 영향권에 놓였다.

하지만 PP(Program Provider)만이 개방 대상에 포함됐을 뿐 기간 방송 통신은 제외돼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이다.

대신 전자상거래 거래 물품에 대한 관세 철폐에 따라 GS이숍의 해외 쇼핑 대행 서비스는 더욱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FTA 협상 후보지역을 선점하라

미국에 이어 EU(유럽연합) 중국 등이 향후 한국의 FTA 협상 파트너로 예정돼 있다.

GS칼덱스는 지난해 2월 중국 내 석유제품 판매와 주유소 설립 및 운영을 위해 중국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지난해 6월에는 중국 베이징 인근 랑방에 있는 복합 폴리프로필렌 생산업체를 인수하는 등 중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효율적인 원유 도입과 유전 개발, 제품 수출과 기술 수출 지역을 대폭 확대하며,글로벌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GS홈쇼핑도 중국 현지법인인 충칭GS홈쇼핑을 설립, 한국의 홈쇼핑 신화를 중국 땅에서 재현하고 있다.

최근 충칭 시장이 서울에 있는 GS홈쇼핑 본사를 방문하는 등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으며, 올해부터는 저녁 프라임 시간대를 포함한 7시간 방송체제로 전환했다.

인구 3200만을 자랑하는 충칭지역 홈쇼핑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GS홈쇼핑은 충칭GS홈쇼핑을 중국 진출의 교두보로 삼아 중국 내 다른 지역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GS건설은 최근 해외 건설 수주 2000억달러를 달성하는 등 글로벌 사업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는 플랜트건설 분야에서 높은 수주 실적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GS건설은 플랜트사업본부 1000여명의 직원 중 절반가량이 설계·기술 인력으로 채워져 있으며,몇 년 전부터는 인도·유럽 등지에서 고급 기술 인력을 계속해서 수혈하고 있다.

올해는 미주 유럽지역 중 한 곳에 해외 설계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GS건설은 중국을 비롯해 베트남 인도 이란 쿠웨이트 오만 카타르 이집트 태국 러시아 등 대부분 국가에서 높은 수주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GS건설은 현재 LNG·GTL(Gas To Liquid) 등 성장세가 빠른 해외 시장에도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아직은 선점 업체들의 카르텔 장벽이 높은 것이 사실이지만 전략적 제휴 등 다각도의 접근을 통해 플랜트 사업의 '블루오션'이라고 할 수 있는 GTL·LNG 시장에 진입하겠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