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급여통장 썰물 '당혹'‥CMA 독주에 고금리 '맞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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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자금관리계좌(CMA)로 급여통장을 옮기는 고객들이 늘면서 은행마다 CMA에 대항하기 위한 고금리 저축예금 상품들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CMA가 연 4% 안팎의 금리를 제공하는 상황에서 연 0.1~0.2%의 금리를 주는 일반 저축예금으로는 고객을 지키기가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국내 은행들은 기존 입출금통장과 MMDA(수시입출금식예금)를 결합한 상품들을 출시하면서 고금리와 함께 상대적인 거래의 편의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반면 점포 수가 열세인 외국계 은행들은 입출금에 다소 제약을 두면서 상대적으로 적은 잔액에도 고금리를 적용하는 틈새상품들을 내놓고 있다.
SC제일은행은 9일 입출금예금·정기예금·자유적립식 적금이 결합된 형태의 '123저축예금'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입출금이 자유로운 저축예금이지만 일정 조건을 충족할 경우 최고 4.0%까지 차등이율을 적용한다.
구체적인 조건을 살펴보면,월 평잔이 50만원 이상이고 해당 월에 출금거래가 없으면서 평잔이 30만원 이상 증가했을 경우 연 3.0%의 금리를 적용한다.
이 같은 조건이 이전 3개월 동안 연속 충족되면 그 달엔 1.0%포인트의 금리를 추가로 지급한다.
출금거래가 없으면서 평잔이 30만원 미만 증가했을 땐 연 2%의 금리가 적용된다.
그러나 한 번이라도 출금거래가 있으면 일반 보통예금처럼 연 0.1%의 금리가 적용되고 월 평잔이 50만원 미만이면 이자가 없다.
SC제일은행 비씨카드나 체크카드 결제,또는 적금이나 적립식펀드 등으로의 자동이체는 출금거래에서 제외된다.
고금리 효과를 누리려면 입출금 거래가 제한되는 불편이 있지만 일반 월급통장을 보완해 여윳돈을 쌓아가기엔 유용한 상품이다.
HSBC은행의 다이렉트 저축예금의 경우도 직접 현금 인출이 안 되는 불편함은 있지만 금액에 제한 없이 연 3.5%의 확정이자를 받을 수 있다.
공과금 자동이체는 안 되지만 카드대금 결제는 가능하다.
신한은행은 9일 기존 FNA증권거래예금에 MMDA 성격을 가미한 '수퍼 FNA증권거래예금'을 내놨다.
FNA증권거래예금은 은행 입출금통장의 모든 기능과 굿모닝신한증권의 증권거래 위탁계좌 기능을 한 통장으로 해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잔액이 500만원 이상일 경우에는 연 0.35%,1000만원 이상일 때는 연 1.25%,3000만원 이상은 연 1.45%,5000만원 이상은 연 2.65%,1억원 이상은 연 3.25%의 금리를 준다.
또 주식매매수수료 1000원당 5포인트의 적립금을 쌓아준다.
최소 가입금액은 500만원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향후 금리와 서비스 부문을 계속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도 최근 수시입출금식 통장과 MMDA를 결합한 '우리 로얄클럽 통장'을 내놨다.
이 통장에 가입하면 자동화기기 이용수수료 인터넷뱅킹 등 전자금융 이용수수료 등을 면제해 준다.
단 500만원 이상 가입해 MMDA를 기본 계좌로 정해야 보통예금보다 높은 1~3%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한편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입출금이 편리한 은행 월급통장은 그대로 두고 별도로 머니마켓펀드(MMF)에 가입해 여윳돈을 운영하는 것도 CMA나 고금리 저축예금에 가입한 것과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