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서 온라인SW 관세 부과 않기로

한·미 FTA 전자상거래 분야 협상에서 온라인으로 소프트웨어를 거래할 때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한 대목이 있다.

소프트웨어 전자상거래가 무관세로 확정되면서 음성적으로 수입하던 온라인 소프트웨어의 거래가 활발해 질 뿐 아니라 오락, 게임, 디지털출판물 및 영상물 개발서비스 등이 양국 간에 활발히 오갈 수 있게 됐다.

소프트웨어에 디지털콘텐츠 개발서비스가 포함되기 때문이다.

보통 소프트웨어는 CD로 구매한 다음 CD 키 등을 통한 인증값으로 사용자 인증을 받은 후 쓴다.

하지만 한글, 백신 등 기본적인 소프트웨어부터 게임, 시스템 소프트웨어, 전문 개발자 소프트웨어 등 CD로 공급이 가능한 소프트웨어는 이론적으로 모두 온라인 공급이 가능하다.

또 온라인 소프트웨어 거래는 포장비나 배송비 등 물류비용도 전혀 들지 않기 때문에 유용하다.

모 소프트웨어 유통업체 대표는 "온라인 전자상거래에 가장 적합한 것이 사실 소프트웨어"라고 말했다.

일례로 CD로 공급되던 온라인 게임이 거의 모두 웹사이트상에서 '클라이언트 다운로드'방식으로 전환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하지만 게임을 제외한 대부분의 소프트웨어는 CD 방식으로 거래되고 있다.

유지 보수나 커스터마이징(고객사의 시스템에 대한 맞춤형 서비스)을 받기 위해서는 공급사와 직접 얼굴을 맞대고 거래하는 편이 안전하기 때문이다.

지금도 온라인 소프트웨어 거래시에는 라이선스 비용(지식재산권인 소프트웨어 사용료)을 제외하고는 관세 등 일체 비용이 들지 않는다.

소프트웨어 전자상거래는 거래를 포착하기 어렵고 기준도 애매해 사실 음성적으로 이뤄져왔다.

FTA 협상에서 굳이 없던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명문화한 까닭은 음성적 거래를 양성화하는 동시에 미국 정부가 자국 기업의 소프트웨어 온라인 수출을 본격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음성거래가 양성화되면 SW사용자들은 정당하게 부가세를 지불하고 온라인 SW구매 비용을 회계에 반영할 수 있다.

국내에서 외산 SW가 비쌌던 이유도 사실 이 때문이다.

오프라인 수입거래에서 드는 각종 추가적인 비용을 수입상들이 원가에 반영시켜 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윈도비스타의 한글판 패키지 가격은 미국 본토 가격보다 2배가량 비싼 수준이다.

이번 조치로 미국 실리콘 밸리의 중소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국내 지사설립 절차 등을 생략하고 온라인으로 진출하기가 쉬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영국과 미국에 근거지를 둔 컴포넌트소스닷컴이라는 유명한 SW 온라인 쇼핑몰은 일본지사를 통해 일부 제품들을 이미 한글화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

물론 소프트웨어는 한글화 작업에 대단히 많은 인력이 투입되기 때문에 온라인 공급이 쉽게 이뤄지진 않는다는 견해도 있다.

한편 디지털 콘텐츠의 왕국인 미국의 디지털콘텐츠 개발서비스가 온라인으로 자유롭게 들어올 길이 열린 것은 또한 우리에게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게임,출판,영상 등 디지털 콘텐츠 개발서비스 수출액은 해마다 2배 가까이 늘어나고 있다.

2005년 디지털콘텐츠 개발서비스 수출액은 그동안 소프트웨어 수출액 중 가장 비중이 높던 IT서비스의 4억7700만달러를 제치고 5억9600만달러를 기록해 1위에 올라섰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