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 재테크 시장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관심이 되고 있다.

이번에 타결된 FTA의 내용을 곰곰히 따져보면 주식,채권,부동산,금융상품 등 거의 모든 재테크 분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 증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국내증시에 반영되고 있는 것처럼 한·미 FTA의 타결에 따라 경쟁력 개선이 기대되는 업종은 대부분 상장돼 있는 반면 피해가 예상되는 업종은 상장돼 있지 않는 경우가 많아 전체적으로 보면 주가를 상승시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세부적으로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업종은 가장 큰 이익을 볼 것으로 기대된다.

FTA가 발효되면 자동차 부품과 대미 수출 자동차의 미국시장 점유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관세 철폐에 따라 가격경쟁력이 크게 제고될 섬유와 신발도 수익개선이 기대된다.

반면 제약업은 이번 FTA의 타결로 가장 불리한 업종으로 꼽힌다.

신약 최저가 요구가 관철되지 않는 데다 지식재산권 보존기간이 20년 연장됨에 따라 특허권 사용에 따른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비록 수준높은 개방논의는 되지 않았지만 우리가 경쟁력이 약한 금융 등 서비스 업종도 단기적으로 시장잠식과 같은 부담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증시에 이어 선택의 폭이 커질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가 각종 펀드를 비롯한 금융상품 분야다.

FTA가 발효되면 국경 간 거래를 포함한 신금융서비스 분야가 개방돼 미국 금융기관들이 한국 내 지사를 설치하지 않더라도 국내 재테크 생활자를 대상으로 금융상품을 판매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보험상품의 선택의 폭이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 경우 재테크 생활자들은 지금보다 질이 한 차원 높은 금융서비스를 제공받을 가능성이 높다.

국내 금융회사들이 더욱 치열해질 미국 금융회사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본격적으로 각종 서비스 개선과 수수료 인하에 나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른 시장과 달리 그동안 미국과의 동조화 정도가 낮았던 부동산 시장도 앞으로는 미국 부동산 시장의 움직임에 영향을 받는 정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종전보다 달러계 자금흐름이 더 자유로워지는 데다,투자자-국가소송제(ISD)로 국내에 투자한 미국 투자자들의 영향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특히 부동산 관련 간접상품들이 많이 출회될 것으로 예상된다.

채권시장에도 간접적인 영향이 기대된다.

미국과의 FTA체결로 국내제도를 선진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이고 이에 따라 해외 시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미 FTA 타결 이후 외평채 가산금리가 꾸준히 하락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사실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미국의 무디스사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사,유럽의 피치사와 같은 세계 3대 신용평가회사들은 한 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을 평가할 때 지정학적 위험과 경제기초 여건을 고려한다.

미국과의 FTA 타결은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 도움되고 현재 위기론이 불고 있는 우리 경제가 한단계 도약할 수 있는 성장대안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미 FTA 타결은 기업 간에는 명암이 엇갈리지만 국민들은 가격 인하와 서비스 개선으로 최대수혜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동일한 맥락에서 FTA 타결 이후 재테크 시장에 나타날 새로운 변화를 미리 읽어 대비할 경우 실(失)보다 많을 것으로 기대되는 득(得)을 최대한 얻을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

한상춘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