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일부터 사흘간의 일정으로 일본을 공식 방문하는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4일 그동안 양국 관계를 경색시켰던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에 대해 "중국 인민의 감정을 크게 상하게 했다.

두번 다시 없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원 총리는 이날 베이징(北京)에서 일본 각 언론사 기자들과 가진 회견에서 이같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를 강력히 견제하면서 "역사를 거울로 삼아 미래를 향해 새로운 중.일 협력의 길을 열어나가고 싶다"고 밝혔다고 교도(共同)통신이 전했다.

지난 2000년 10월 당시 주룽지(朱鎔基) 총리 이후 중국 총리로는 처음으로 일본을 방문하는 원 총리는 자신의 일본 방문에 대해서는 "중.일 양국간의 얼음을 녹이는 여행이 되도록 하겠다"고 성공에 강한 의욕을 표명하면서 대일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방일시 중.일 양국간 '전략적 호혜관계'의 구축을 향한 공동문서를 발표할 의향임을 밝혔다.

공동문서는 ▲상호신뢰의 증진 ▲중.일 관계의 대국적인 배려 ▲평등 호혜와 공동 발전 등의 기본 이념을 토대로하는 내용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원 총리는 또한 아베 총리와의 수뇌회담에서 아베 총리의 연내 중국 방문을 초청할 것임을 분명히 하면서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방일에도 긍정적인 자세를 보였다.

그는 북한의 핵문제를 둘러싼 6자회담에 관해서는 "해결의 여명이 보이고 있다.

대화를 강화하면 해결 방법은 있기 마련이다"고 지적했다.

일본이 6자회담에서 북핵문제 못지않게 중시하고 있는 일본인 납북 문제에 대해서는 일본측 입장에 '이해와 동정'을 표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원 총리는 미.일 양국 등으로부터 불투명하다고 비판을 받고 있는 중국의 국방비 문제에 언급, "중국은 13억 인구를 가진 대국으로서 많은 것이 아니다.

선진국에 비해서도 많지않다"고 반론을 펴면서 "중국은 발전도상국으로, 패권을 추구하지않는다"고 말했다.

지난 1992년 당시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을 수행, 일본을 방문한 뒤 두번째로 일본을 찾는다는 원 총리는 11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수뇌회담을 개최하며, 12일에는 아키히토(明仁) 일왕 내외를 예방할 예정이다.

국회 연설도 추진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일정은 밝혀지지않았다.

중.일 양국 정부는 새로 창설되는 '일.중 경제각료회의'도 원 총리의 방일에 맞춰 개최할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연합뉴스) 이홍기 특파원 lh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