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주들의 수익률이 여전히 지수 상승률을 밑돌고 있지만 전기전자 업종에 대한 긍정론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했던 반도체 가격 하락에 제동이 걸린데다, IT주를 철저히 외면했던 외국인 투자자들의 동향에도 변화가 감지되도 있기 때문.

외국인들의 매도 행진은 지난 3월 초 바닥을 찍고 횡보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간간히 매수에 나서 주가를 밀어올리기도 하고 있다.

전기전자 업종 투자심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원/엔 환율도 2월말을 저점으로 상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

◇ D램 바닥이 멀지 않았다.

미래에셋증권은 2일 IT주 부진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는 D램가 하락이 4월중 점차 진정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임홍빈 연구원은 512M DDR2 기준 D램 고정거래선 가격이 3월말 현재 3.25달러에 근접한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이는 현재의 판가 수준상 D램 업체들의 총원가를 하회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른 수요의 탄력성을 기대.

3월 중순 이후 우려됐던 재고 물량도 대부분 소화돼 정상 수준을 회복하고 있어 긍정적이란 분석이다.

낸드 가격이 공급부족과 수요 확대로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D램 가격 급락이 진정될만한 시기에 다가가고 있어 반도체주들의 '부활'이 기대된다.

낸드플래시는 이미 지난 4월 실적 저점을 지났고, D램도 4월 저점을 지나면서 투자심리가 점차 개선될 것이란 분석이다.

◇ LCD 회복은 예상보다 빨라

반도체뿐 아니라 LCD 패널 가격도 낙폭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특히 가격 회복 시점이 예상보다 빠르게 나타나고 있어 주목할만 하다.

맥쿼리증권은 "IT패널 가격이 당초 예상했던 2분기말보다 훨씬 빨리 안정되고 있다"면서 "이는 패널 소비업체들이 하반기 공급 부족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주문량을 늘리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채널 점검 결과 한국과 대만 패널업체들이 4월 하반기에도 패널 가격을 1~3달러 정도 더 올릴 것으로 예상되며, 통상 2분기 수요가 1분기보다 부진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이례적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증권 김동원 연구원도 LCD 업계가 1분기 이미 출하량 바닥을 확인했고, 2분기엔 가격이 바닥을 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출하량 증가와 가격 안정으로 원가구조가 개선될 것으로 내다보고, 삼성전자의 8세대 라인 가동 등도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점쳤다.

지금은 내년까지 이어질 장기 상승의 예열 국면이라면서 LCD 업종에 대해 비중확대를 제시했다.

이 밖에 가전 및 전자부품 산업도 2분기 이후엔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고, 휴대폰 업체들은 재고조정 마무리에 따른 출하량 증가가 예상된다.

◇ 밸류에이션·자산가치에도 주목해 볼만

여기에 IT주들은 그간의 부진으로 밸류에이션 상으로도 매력적이란 평가가 더해졌다.

동양종금증권은 가장 주가 흐름이 부진했던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경우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는 가격대에 이미 진입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우리투자증권의 이승혁 연구원은 "한국 시장이 다른 아시아 시장에 비해 자산가치 측면에서 저평가돼 있다"면서 "전기전자 업종 중소형주 투자에서도 이를 감안해볼만 하다"고 말했다.

성장성에 불안감을 느끼는 투자자라면 자산가치에 무게를 두고 IT주에 접근하는 전략도 유효하단 얘기다.

IT 중소형주 중 순자산가치(PBR)가 낮고 배당수익률이 높으며, 시가총액 대비 순현금 규모가 높은 자산주 성격의 종목에 주목할 것을 권고.

해당 종목으론 디스플레이텍 이수페타시스 인터플렉스 LG마이크론 대덕GDS(이상 저PBR주), 대덕전자 신도리코 대덕GDS 코아로직(고배당주), 신도리코 인터플렉스 대덕GDS 피앤텔 대덕전자(고현금주) 등이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이 중 대덕GDS와 피앤텔을 최선호주로 꼽았다.

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대형 IT주들은 대부분 강세를 시현한 가운데 삼성전기가 5% 넘는 상승세를 나타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우리이티아이, 신화인터텍, 피에스케이, 소디프신소재 등 주요 IT 부품주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