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 인터뷰] 해외시장 개척 진두지휘 김신배 SK텔레콤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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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시장은 개방을 하든 안 하든 이미 '글로벌 싸움'입니다. 누군가 해외로 나가야 한다면 그 일은 SK텔레콤이 할 겁니다."
김신배 SK텔레콤 사장(53)은 해외 진출을 적극 추진하는 이유를 묻자 이렇게 답변했다.
SK텔레콤은 국내 이동통신 시장의 '리더'다. 가입자는 2000만명,연간 매출은 10조원을 넘는다. 이동통신 가입자 2명 중 1명은 SK텔레콤 고객이다. 하지만 SK텔레콤은 아직 배가 고프다. 가입자 2000만명이라 해 봐야 세계적으론 한참 뒤처져 있다. 이 정도 규모로는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SK텔레콤이 '기를 쓰고' 해외로 나가려 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SK텔레콤은 이미 몽골 베트남 중국 미국 등지에 진출했다. 해외 진출을 지휘하는 김 사장은 "통신 서비스를 내수산업으로 분류하던 시대는 지났다"고 단언했다. 김 사장을 만나 글로벌 사업 비전에 관해 얘기를 들었다.
-2004년 취임 직후부터 글로벌 시장 개척에 힘을 쏟고 계신데요.
"매출 11조원인 회사가 10% 성장하려면 1조원 이상 늘려야 하는데 이만한 비즈니스를 찾기 어렵지요. 휴대폰 보급률이 85%에 이를 정도로 국내 시장은 포화상태입니다. 해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어요. 세계화는 피할 수 없는 흐름입니다. 통신산업은 이미 글로벌 사업자의 각축장이 됐습니다. 영국 보다폰이나 스페인 텔레포니카의 가입자는 대부분 해외에 있습니다. 싱가포르의 싱텔은 해외 가입자가 국내 가입자의 10배나 됩니다. 국내 시장을 지키려 한다고 지켜지는 게임이 아닙니다.
최근 차이나모바일이 파키스탄 이동통신사를 인수했어요. 중국도 통신사업자의 해외 진출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습니다. 전에는 '주출거(走出去)',뛰어서 나가자는 전략이었는데 지금은 '주진거(走進去)'로 바뀌었어요. 나가서 현지화하라는 얘깁니다."
-글로벌 사업의 성공을 확신하는 근거는 무엇입니까.
"SK텔레콤은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기술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습니다. 지난해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 서비스(3세대 또는 3.5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를 시작한 것도 세계 처음입니다. 중국식 3세대 이동통신인 TD-SCDMA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지요. 3세대 이동통신 기술 세 가지를 모두 다뤄 본 기업은 세계적으로 SK텔레콤뿐입니다.
그 뿐만이 아니에요. 멜론 싸이월드 등 세계가 주목하는 컨버전스(융합) 서비스도 가지고 있어요. 지난해 비즈니스위크가 선정한 '세계 100대 혁신기업' 중 통신회사는 SK텔레콤과 허치슨밖에 없었어요. 다양한 네트워크 운용 노하우와 세계 최고 수준의 컨버전스 서비스까지. 어디든지 진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얘깁니다. 미국의 마이스페이스닷컴과 같이 SK텔레콤의 서비스(자회사 SK커뮤니케이션즈의 싸이월드)를 벤치마킹 했다고 볼 수밖에 없는 것이 적지 않아요. 진작 나가서 현지화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늦었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 진출했고 통신 종주국인 미국에서 '힐리오' 브랜드로 이동통신 사업도 시작했습니다. 베트남에서도 성과가 있다고 하던데요.
"지난해 차이나유니콤에 10억달러를 투자하는 등 전략적 제휴를 통해 중국 진출 교두보를 확보했습니다. 중국 정부와도 3세대 통신기술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지요. 지난 2월엔 베이징에 서비스개발센터를 만들었습니다. 조만간 분당에 TD-SCDMA 시험망을 구축해 테스트를 시작합니다. 중국이 한국 기업을 통신사업 파트너로 인정했다는 데 의미가 있지요. 음악 비디오 게임 등 컨버전스 사업 기회를 모색할 계획입니다.
힐리오는 가입자가 10만명밖에 안 되지만 혁신적인 서비스와 차별화된 콘텐츠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이동통신 전시회 'CTIA 2007'에서 '와이어리스위크'라는 전문지로부터 '올해 최고 서비스'로 선정되기도 했어요. 베트남 'S폰'은 가입자 170만명을 확보해 성장궤도에 올라섰습니다. 조인트벤처로 전환해 경영에 직접 참여하는 논의도 상반기 중에 끝내려고 합니다."
-해외 사업은 언제쯤 흑자를 낼 수 있나요.
"베트남은 2~3년 안에 흑자로 돌아설 겁니다. 힐리오는 2년 정도면 손익분기점에 도달하고 3~4년 후면 누적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봅니다. 이것만으로 만족할 수는 없지요. 중장기적으로는 전체 가입자 기반을 1억명까지 늘린다는 게 목표입니다. 물론 지분투자를 통한 간접 가입자까지 포함한 수치입니다. 이런 가입자 기반 위에 다양하고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겁니다. 필요하다면 해외 통신사업자를 인수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국내 통신시장 환경도 그리 녹록치 않습니다. HSDPA 전국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KTF의 공세가 만만치 않을텐데요.
"고객 입장에서는 2세대니 3세대니 하는 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네트워크 기술보다는 새로운 밸류(가치)를 제공하는 게 중요하죠. SK텔레콤은 이미 CDMA 방식의 3세대 고객을 1000만명이나 확보했어요. HSDPA라는 새 네트워크를 통해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HSDPA는 전송속도가 빨라 주문형비디오(VOD),사용자제작콘텐츠(UCC) 등 다양한 영상 서비스가 가능하죠. 범용사용자식별모듈(USIM)칩을 활용한 금융 서비스,글로벌 로밍 등도 장점입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론 고객에게 충분한 밸류를 주기 어렵습니다. SK텔레콤은 혁신적 서비스를 꾸준히 내놓을 겁니다."
-7월부터 SK텔레콤과 KT의 통신 결합상품 할인판매가 본격화되는데 준비는 잘 되고 있습니까. 유선사업자를 인수할 계획도 검토하고 있는지요.
"결합 서비스는 큰 트렌드이기 때문에 꾸준히 대비해 왔습니다. 중요한 것은 특정 회사에 쏠림현상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겁니다. 사업자끼리 동등한 접속이 보장되도록 사전·사후 규제를 잘 마련해야 합니다. 그것만 된다면 충분히 해볼 만합니다. 유선분야는 꼭 인수를 통해서만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는 KT와도 할 수 있고 하나로텔레콤이나 케이블TV 사업자도 있습니다. 유선사업자 인수 문제를 쉽게 예단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와이브로 활성화도 쉽지 않은 과제인데요.
"통신사업자들의 가장 큰 고민은 테크놀로지의 라이프사이클이 너무 짧다는 겁니다. 네트워크에 투자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해 투자비를 회수해야 하는데 쉽지 않습니다. 각각의 네트워크 특장점을 살려 포트폴리오를 잘 구성하면 고객은 다양한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연동기술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하나의 기술을 가지고 전국을 커버하기보다는 연동기술을 활용해 끊김없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중요합니다. 와이브로가 됐건 4세대 통신이 됐건 마찬가지입니다. "
-IT산업의 성장동력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요.
"우리가 불과 10여년 사이에 'IT 강국 코리아'를 건설할 수 있었던 것은 CDMA,초고속인터넷 등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면서 플랫폼,콘텐츠,소프트웨어 산업이 동반성장했기 때문입니다. 통신 서비스 산업은 부가가치 유발효과가 큽니다. IT산업이 정체됐다고 우려하는 사람도 있는데 돌파구로서 해외 진출은 꼭 필요합니다. 12년 전 CDMA 기술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할 때 우리에겐 가진 게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빈 손으로 이만큼 이뤘는데 상황이 좀 어려워졌다고 포기해선 안되죠. 그때와 비교하면 우린 훨씬 많은 자산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통하면 세계에서 통하는 시대가 됐어요. 다른 분야에서 성장동력을 찾기보다는 있는 곳에서 찾아야죠. 이 역할을 누군가 해야 한다면 SK텔레콤이 맡을 겁니다. 그런 사명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SK텔레콤이 가는 길이 한국 IT업체가 가야 하는 길과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인터넷TV(IPTV) 등 통신·방송 융합 서비스에 관한 논의가 너무 지지부진하지 않습니까.
"한국의 초고속인터넷 인프라는 세계 최고입니다. 그동안 많은 시간을 벌어놨는데 까먹고 있다는 게 안타깝습니다. 물론 통신과 방송 사이의 이해관계를 조정하기 어려운 점이 있겠죠. 하지만 우리의 미래를 결정하는 사안인 만큼 대타협 같은 게 필요하다고 봅니다. 대승적인 차원에서 빨리 결론을 내려줬으면 합니다. 중국도 광전총국(방송 관장)과 신식사업부(통신 관장)가 방송·통신 융합 문제를 놓고 치열하게 신경전을 벌였는데 올해 초 '삼망(방송·통신·인터넷)통합' 원칙을 발표한 뒤엔 전혀 다투지 않고 협조하고 있습니다. 반면교사로 삼아야 합니다."
■ 김신배 사장은…
△1954년 충남 부여 생 △경기고 △서울대 산업공학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 산업공학 석사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경영학 석사(MBA) △대호건설 기획조정실장 △한국이동통신 사업전략담당 이사 △SK텔레콤 수도권지사장 △신세기통신 전무 △SK텔레콤 전략기획부문장 전무 △2004년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취임
글=양준영/사진=김병언 기자 tetrius@hankyung.com
김신배 SK텔레콤 사장(53)은 해외 진출을 적극 추진하는 이유를 묻자 이렇게 답변했다.
SK텔레콤은 국내 이동통신 시장의 '리더'다. 가입자는 2000만명,연간 매출은 10조원을 넘는다. 이동통신 가입자 2명 중 1명은 SK텔레콤 고객이다. 하지만 SK텔레콤은 아직 배가 고프다. 가입자 2000만명이라 해 봐야 세계적으론 한참 뒤처져 있다. 이 정도 규모로는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SK텔레콤이 '기를 쓰고' 해외로 나가려 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SK텔레콤은 이미 몽골 베트남 중국 미국 등지에 진출했다. 해외 진출을 지휘하는 김 사장은 "통신 서비스를 내수산업으로 분류하던 시대는 지났다"고 단언했다. 김 사장을 만나 글로벌 사업 비전에 관해 얘기를 들었다.
-2004년 취임 직후부터 글로벌 시장 개척에 힘을 쏟고 계신데요.
"매출 11조원인 회사가 10% 성장하려면 1조원 이상 늘려야 하는데 이만한 비즈니스를 찾기 어렵지요. 휴대폰 보급률이 85%에 이를 정도로 국내 시장은 포화상태입니다. 해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어요. 세계화는 피할 수 없는 흐름입니다. 통신산업은 이미 글로벌 사업자의 각축장이 됐습니다. 영국 보다폰이나 스페인 텔레포니카의 가입자는 대부분 해외에 있습니다. 싱가포르의 싱텔은 해외 가입자가 국내 가입자의 10배나 됩니다. 국내 시장을 지키려 한다고 지켜지는 게임이 아닙니다.
최근 차이나모바일이 파키스탄 이동통신사를 인수했어요. 중국도 통신사업자의 해외 진출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습니다. 전에는 '주출거(走出去)',뛰어서 나가자는 전략이었는데 지금은 '주진거(走進去)'로 바뀌었어요. 나가서 현지화하라는 얘깁니다."
-글로벌 사업의 성공을 확신하는 근거는 무엇입니까.
"SK텔레콤은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기술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습니다. 지난해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 서비스(3세대 또는 3.5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를 시작한 것도 세계 처음입니다. 중국식 3세대 이동통신인 TD-SCDMA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지요. 3세대 이동통신 기술 세 가지를 모두 다뤄 본 기업은 세계적으로 SK텔레콤뿐입니다.
그 뿐만이 아니에요. 멜론 싸이월드 등 세계가 주목하는 컨버전스(융합) 서비스도 가지고 있어요. 지난해 비즈니스위크가 선정한 '세계 100대 혁신기업' 중 통신회사는 SK텔레콤과 허치슨밖에 없었어요. 다양한 네트워크 운용 노하우와 세계 최고 수준의 컨버전스 서비스까지. 어디든지 진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얘깁니다. 미국의 마이스페이스닷컴과 같이 SK텔레콤의 서비스(자회사 SK커뮤니케이션즈의 싸이월드)를 벤치마킹 했다고 볼 수밖에 없는 것이 적지 않아요. 진작 나가서 현지화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늦었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 진출했고 통신 종주국인 미국에서 '힐리오' 브랜드로 이동통신 사업도 시작했습니다. 베트남에서도 성과가 있다고 하던데요.
"지난해 차이나유니콤에 10억달러를 투자하는 등 전략적 제휴를 통해 중국 진출 교두보를 확보했습니다. 중국 정부와도 3세대 통신기술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지요. 지난 2월엔 베이징에 서비스개발센터를 만들었습니다. 조만간 분당에 TD-SCDMA 시험망을 구축해 테스트를 시작합니다. 중국이 한국 기업을 통신사업 파트너로 인정했다는 데 의미가 있지요. 음악 비디오 게임 등 컨버전스 사업 기회를 모색할 계획입니다.
힐리오는 가입자가 10만명밖에 안 되지만 혁신적인 서비스와 차별화된 콘텐츠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이동통신 전시회 'CTIA 2007'에서 '와이어리스위크'라는 전문지로부터 '올해 최고 서비스'로 선정되기도 했어요. 베트남 'S폰'은 가입자 170만명을 확보해 성장궤도에 올라섰습니다. 조인트벤처로 전환해 경영에 직접 참여하는 논의도 상반기 중에 끝내려고 합니다."
-해외 사업은 언제쯤 흑자를 낼 수 있나요.
"베트남은 2~3년 안에 흑자로 돌아설 겁니다. 힐리오는 2년 정도면 손익분기점에 도달하고 3~4년 후면 누적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봅니다. 이것만으로 만족할 수는 없지요. 중장기적으로는 전체 가입자 기반을 1억명까지 늘린다는 게 목표입니다. 물론 지분투자를 통한 간접 가입자까지 포함한 수치입니다. 이런 가입자 기반 위에 다양하고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겁니다. 필요하다면 해외 통신사업자를 인수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국내 통신시장 환경도 그리 녹록치 않습니다. HSDPA 전국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KTF의 공세가 만만치 않을텐데요.
"고객 입장에서는 2세대니 3세대니 하는 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네트워크 기술보다는 새로운 밸류(가치)를 제공하는 게 중요하죠. SK텔레콤은 이미 CDMA 방식의 3세대 고객을 1000만명이나 확보했어요. HSDPA라는 새 네트워크를 통해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HSDPA는 전송속도가 빨라 주문형비디오(VOD),사용자제작콘텐츠(UCC) 등 다양한 영상 서비스가 가능하죠. 범용사용자식별모듈(USIM)칩을 활용한 금융 서비스,글로벌 로밍 등도 장점입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론 고객에게 충분한 밸류를 주기 어렵습니다. SK텔레콤은 혁신적 서비스를 꾸준히 내놓을 겁니다."
-7월부터 SK텔레콤과 KT의 통신 결합상품 할인판매가 본격화되는데 준비는 잘 되고 있습니까. 유선사업자를 인수할 계획도 검토하고 있는지요.
"결합 서비스는 큰 트렌드이기 때문에 꾸준히 대비해 왔습니다. 중요한 것은 특정 회사에 쏠림현상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겁니다. 사업자끼리 동등한 접속이 보장되도록 사전·사후 규제를 잘 마련해야 합니다. 그것만 된다면 충분히 해볼 만합니다. 유선분야는 꼭 인수를 통해서만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는 KT와도 할 수 있고 하나로텔레콤이나 케이블TV 사업자도 있습니다. 유선사업자 인수 문제를 쉽게 예단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와이브로 활성화도 쉽지 않은 과제인데요.
"통신사업자들의 가장 큰 고민은 테크놀로지의 라이프사이클이 너무 짧다는 겁니다. 네트워크에 투자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해 투자비를 회수해야 하는데 쉽지 않습니다. 각각의 네트워크 특장점을 살려 포트폴리오를 잘 구성하면 고객은 다양한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연동기술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하나의 기술을 가지고 전국을 커버하기보다는 연동기술을 활용해 끊김없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중요합니다. 와이브로가 됐건 4세대 통신이 됐건 마찬가지입니다. "
-IT산업의 성장동력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요.
"우리가 불과 10여년 사이에 'IT 강국 코리아'를 건설할 수 있었던 것은 CDMA,초고속인터넷 등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면서 플랫폼,콘텐츠,소프트웨어 산업이 동반성장했기 때문입니다. 통신 서비스 산업은 부가가치 유발효과가 큽니다. IT산업이 정체됐다고 우려하는 사람도 있는데 돌파구로서 해외 진출은 꼭 필요합니다. 12년 전 CDMA 기술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할 때 우리에겐 가진 게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빈 손으로 이만큼 이뤘는데 상황이 좀 어려워졌다고 포기해선 안되죠. 그때와 비교하면 우린 훨씬 많은 자산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통하면 세계에서 통하는 시대가 됐어요. 다른 분야에서 성장동력을 찾기보다는 있는 곳에서 찾아야죠. 이 역할을 누군가 해야 한다면 SK텔레콤이 맡을 겁니다. 그런 사명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SK텔레콤이 가는 길이 한국 IT업체가 가야 하는 길과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인터넷TV(IPTV) 등 통신·방송 융합 서비스에 관한 논의가 너무 지지부진하지 않습니까.
"한국의 초고속인터넷 인프라는 세계 최고입니다. 그동안 많은 시간을 벌어놨는데 까먹고 있다는 게 안타깝습니다. 물론 통신과 방송 사이의 이해관계를 조정하기 어려운 점이 있겠죠. 하지만 우리의 미래를 결정하는 사안인 만큼 대타협 같은 게 필요하다고 봅니다. 대승적인 차원에서 빨리 결론을 내려줬으면 합니다. 중국도 광전총국(방송 관장)과 신식사업부(통신 관장)가 방송·통신 융합 문제를 놓고 치열하게 신경전을 벌였는데 올해 초 '삼망(방송·통신·인터넷)통합' 원칙을 발표한 뒤엔 전혀 다투지 않고 협조하고 있습니다. 반면교사로 삼아야 합니다."
■ 김신배 사장은…
△1954년 충남 부여 생 △경기고 △서울대 산업공학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 산업공학 석사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경영학 석사(MBA) △대호건설 기획조정실장 △한국이동통신 사업전략담당 이사 △SK텔레콤 수도권지사장 △신세기통신 전무 △SK텔레콤 전략기획부문장 전무 △2004년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취임
글=양준영/사진=김병언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