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속으로] 한빛소프트‥'게임업계의 큰형님' 김영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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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의 큰형님.' 김영만 한빛소프트 회장(46)을 업계에선 이렇게 표현한다. 그가 살아온 인생이나 일하는 방식이 전형적인 집안의 큰형님 같다는 얘기다.
한국게임산업협회 회장,한국e스포츠협회 회장,한국게임산업개발원 이사,IT벤처기업연합회 수석 부회장 등. 그가 역임했거나 현재 맡고 있는 직책들이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김정주 넥슨 창업자,최휘영 NHN 대표,정영희 소프트맥스 대표 등이 김 회장을 구심점으로 모인다. 한빛소프트보다 훨씬 규모가 큰 기업을 이끌고 있는 사람들이 그를 주저없이 협회 회장으로 추대했던 것도 그의 이러한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경영 철학도 큰형님같다. 지난해 여름부터 매달 셋째 토요일에 임직원과 함께 산에 오르고 있다. 등산 약속을 지키기 위해 그는 해외 출장까지 조정한다. 물론 지금까지 이 행사에 빠진 적이 한 번도 없다. '직원들에게 인간적으로 다가가고 서로 신뢰를 쌓는 것.' 그가 가장 강조하는 부분이다.
경영자로서 그를 보면 인간과 신뢰 외에 또다른 것이 있다. 바로 동물적 직감이다. '되는 게임을 선택하는' 감이 탁월하다는 말을 그래서 듣는다. 그가 스타크래프트를 첫 게임사업으로 선택한 것이나 디아블로의 개발자 빌로퍼의 신작 '헬게이트:런던' 판권을 따낸 것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국내 게임 판도를 한순간에 바꿔놓고 e스포츠의 기반이 된 스타크래프트는 김 회장의 결단이 없었으면 국내에서 이토록 인기를 얻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처음부터 이런 감을 가졌던 것은 아니다. 광운대에서 전자계산학을 전공한 김 회장은 1988년 금성소프트웨어(LG소프트웨어,현재 LG CNS로 통합)에 엔지니어로 입사했다. 나중에 뭐 해먹고 살까 하고 고민하던 김 회장은 영업 마케팅 분야에서도 지식을 쌓을 필요성을 느꼈다.
그는 '영업맨'이 됐다. 내성적이고 남에게 싫은 소리 못하는 성격 때문에 영업을 뛰면서 식은땀까지 줄줄 흘렸다고 한다. 미리 화장실에 들어가 할 말을 연습까지 하고 마음을 가다듬은 다음에야 바이어를 만났다고 한다.
그는 정보기술(IT)업계에서는 흔치 않은 '회장님'이다. 2006년 초부터 대표이사 회장 직함을 쓸뿐 대표이사 사장은 아니다. 대표이사 사장은 현재 물색 중이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