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 장형태 디자인실장 "부티크와 브랜드 경계 허무니 생동감 넘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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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앤 아웃사이드(Inside & Outside)' 대기업 소속 디자이너로는 처음으로 통합 서울컬렉션 무대에 '상품'이 아닌 '작품'을 내놓은 장형태 제일모직 엠비오 디자인실장(43)이 설명한 패션쇼 컨셉트다.
엠비오는 28일 서울 대치동 무역전시장(SETEC)에서 열린 통합 서울컬렉션 남성복 세션에서 가을 겨울 상품을 한 시즌 앞당겨 보여 주는 패션쇼를 열었다.
"뜨뜻한 아랫목 같은 대기업 디자인실이 '안(inside)'이라면 경제적인 어려움을 안고 갈 수밖에 없는 컬렉션 디자이너의 세계는 '바깥(outside)'이라고 할 수 있죠.반대로 컬렉션에 꾸준히 참가해 온 그들이 패션계의 '중심'이고,1993년부터 대기업에서 일한 저는 '주변인'이라고도 볼 수 있고요."
이 모든 경계를 허물어 버리겠다는 뜻을 담아 패션쇼 주제를 잡았다는 얘기다.
'꿈보다 해몽'인가 싶었지만 듣고 보니 그런 건 아닌 것 같다.
실제로 패션 디자인계 전문가들은 장 실장의 컬렉션 참가로 한국 패션 디자인계 역사상 최초로 대량 생산 의류 디자이너와 부티크 디자이너의 구분이 무의미하게 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패션 대기업이 부티크 디자이너 브랜드를 키우는 것은 최근 전 세계적인 추세다.
루이비통 그룹이 '마크 제이콥스'를 들고 나온 것이 좋은 예다.
한국의 대표 패션기업인 제일모직도 비슷한 길을 가고 있다.
2003년 부티크 여성복 '구호'와 그 디자이너 정구호 상무를 한꺼번에 불러들였다.
이번에는 컬렉션 참가를 계기로 '엠비오'의 디자이너 브랜드화(化)를 선언했다.
'엠비오 by 장형태'로 브랜드명을 바꾸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기존 브랜드에 디자인 책임자의 이름을 병기하는 것은 기성복에서 디자이너 브랜드로 가는 중간 단계에서 흔히 쓰는 방식.'아디다스 by 스텔라 맥카트니'가 대표적이다.
장 실장은 "이번 패션쇼에 엠비오가 구상하고 있는 고급 제품군 '7센스' 라인의 모티브를 두루 반영했다"며 "고급 소재와 지금까지 기성복에선 볼 수 없었던 트렌디한 디자인으로 한국 남자들의 스타일을 멋지게 바꿔 놓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패션쇼에서는 기존 엠비오 기성복과는 차별화된 전위적인 남성복 60여벌이 선보였다.
통이 넓고 짧은 옷과 길고 폭이 좁은 옷들이 뒤섞여 그야말로 '경계 파괴'였다.
이 옷들은 창고에 들어갔다가 가을 의류 시즌이 시작되면 전국 60개 매장 중 대형 매장 20곳에서 '컬렉션 라인'이라는 이름으로 선보인다.
장 실장은 1987년 성균관대 의상학과를 나와 이탈리아의 유명 패션스쿨 '마랑고니'에서 수학했다.
인터메조,지이크,타임 등 트렌디한 남성복 브랜드의 디자인 책임자를 거쳐,뉴 밀레니엄(2000년)을 맞아 제일모직으로 옮겨 앉았다.
그는 "지난 8년간 엠비오의 매출이 늘면 늘수록 브랜드의 감성적인 부분은 퇴색해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컬렉션 참가를 통해 브랜드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 넣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
엠비오는 28일 서울 대치동 무역전시장(SETEC)에서 열린 통합 서울컬렉션 남성복 세션에서 가을 겨울 상품을 한 시즌 앞당겨 보여 주는 패션쇼를 열었다.
"뜨뜻한 아랫목 같은 대기업 디자인실이 '안(inside)'이라면 경제적인 어려움을 안고 갈 수밖에 없는 컬렉션 디자이너의 세계는 '바깥(outside)'이라고 할 수 있죠.반대로 컬렉션에 꾸준히 참가해 온 그들이 패션계의 '중심'이고,1993년부터 대기업에서 일한 저는 '주변인'이라고도 볼 수 있고요."
이 모든 경계를 허물어 버리겠다는 뜻을 담아 패션쇼 주제를 잡았다는 얘기다.
'꿈보다 해몽'인가 싶었지만 듣고 보니 그런 건 아닌 것 같다.
실제로 패션 디자인계 전문가들은 장 실장의 컬렉션 참가로 한국 패션 디자인계 역사상 최초로 대량 생산 의류 디자이너와 부티크 디자이너의 구분이 무의미하게 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패션 대기업이 부티크 디자이너 브랜드를 키우는 것은 최근 전 세계적인 추세다.
루이비통 그룹이 '마크 제이콥스'를 들고 나온 것이 좋은 예다.
한국의 대표 패션기업인 제일모직도 비슷한 길을 가고 있다.
2003년 부티크 여성복 '구호'와 그 디자이너 정구호 상무를 한꺼번에 불러들였다.
이번에는 컬렉션 참가를 계기로 '엠비오'의 디자이너 브랜드화(化)를 선언했다.
'엠비오 by 장형태'로 브랜드명을 바꾸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기존 브랜드에 디자인 책임자의 이름을 병기하는 것은 기성복에서 디자이너 브랜드로 가는 중간 단계에서 흔히 쓰는 방식.'아디다스 by 스텔라 맥카트니'가 대표적이다.
장 실장은 "이번 패션쇼에 엠비오가 구상하고 있는 고급 제품군 '7센스' 라인의 모티브를 두루 반영했다"며 "고급 소재와 지금까지 기성복에선 볼 수 없었던 트렌디한 디자인으로 한국 남자들의 스타일을 멋지게 바꿔 놓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패션쇼에서는 기존 엠비오 기성복과는 차별화된 전위적인 남성복 60여벌이 선보였다.
통이 넓고 짧은 옷과 길고 폭이 좁은 옷들이 뒤섞여 그야말로 '경계 파괴'였다.
이 옷들은 창고에 들어갔다가 가을 의류 시즌이 시작되면 전국 60개 매장 중 대형 매장 20곳에서 '컬렉션 라인'이라는 이름으로 선보인다.
장 실장은 1987년 성균관대 의상학과를 나와 이탈리아의 유명 패션스쿨 '마랑고니'에서 수학했다.
인터메조,지이크,타임 등 트렌디한 남성복 브랜드의 디자인 책임자를 거쳐,뉴 밀레니엄(2000년)을 맞아 제일모직으로 옮겨 앉았다.
그는 "지난 8년간 엠비오의 매출이 늘면 늘수록 브랜드의 감성적인 부분은 퇴색해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컬렉션 참가를 통해 브랜드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 넣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