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은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서 한국의 무역구제에 대한 요구와 미국의 의약품 및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에 대한 요구 수준을 각각 낮춰 맞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무역구제와 관련한 한국의 여섯 가지 요구 가운데 법률 개정을 필요로 하지 않는 △무역구제 협력위원회 설치 △다자간 세이프가드 발동시 상호 적용 배제 등 두 가지만 받아들이되,의약품 분야에서 신약 최저가 보장 요구를 거둬들였다.

미국은 또 ISD에서 부동산·조세 정책을 제외키로 양보하기로 했지만 최종 통상장관 협상에서 이를 번복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28일 한·미 FTA 한국 협상단에 따르면 양국은 지난 2월 초 한국은 무역구제 개선 요구를 협력위원회 설치 등 두 가지로 축소하고,미국은 의약품에서 최저가 보장 관련 요구를 삭제하는 한편 ISD 대상에서 부동산 조세 정책을 제외하는 방향으로 의견 접근을 이뤘다.

그러나 미국은 이후 업계 의견을 이유로 ISD 대상에서 부동산 조세 정책을 제외하는 방안에 대해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 19~21일 수석대표 회담이 끝난 뒤 웬디 커틀러 미국 수석대표는 미국의 협상 목표로 △한국 농산물시장 개방 △자동차시장 개방 △강력한 투자자 보호 조항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파이낸셜타임스(FT)는 28일 "셰브론 등 미국 업체들이 한국 정부의 외국인 투자자 보호가 미흡하다며 한·미 FTA 지지 철회를 위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