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로 김포공항~인천국제공항 간 인천공항철도가 개통된 지 닷새가 지났지만 공항 버스에 비해 30분 이상 더 걸리는 데다 환승 불편까지 겹쳐 시민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인천공항철도 측은 하루 평균 이용객이 21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개통 사흘째인 지난 25일 인천국제공항역의 경우 1만2000여명에 그쳤다.

이마저도 공항신도시 이용객과 국제공항에 '구경' 나온 노인들이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김포공항~인천공항 간 직통 철도의 경우 배차 시간이 한 시간에 달하는 데다 요금도 7900원에 달해 이용 승객이 거의 없었다.

전문가들은 인천공항철도가 정상 궤도에 올라도 하루 평균 이용객은 수요 예측치의 50% 정도에 불과해 매년 수백억원의 적자를 면키 어려울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리무진 버스에 비해 소요 시간 최대 2배

이날 본지 기자들은 강북 시청·강남 삼성동 지역 등 서울 시내 8곳에서 버스로 인천국제공항에 갔다가 철도를 이용,그 지점으로 되돌아오면서 비용 시간 편의성 등을 점검했다.

그 결과 공항철도는 기존의 버스에 비해 시간과 편의성에서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대 앞에서 공항으로 갈 경우 버스 이용시에는 45분이 걸리지만 철도는 두 배가량 긴 한 시간 29분이 소요됐다.

강남역 시청 삼성역 신라호텔 등에서도 철도가 버스에 비해 30분가량 더 소요됐다.

단,신림 당산 등 두 곳에서는 버스와 철도 간 시간 차이가 거의 없었다.

또 무거운 짐을 가진 여행객들은 환승시 겪을 불편도 적지 않다.

직장인 유정상씨(46)는 "강남에서 비즈니스 출장 가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공항철도를 이용할 것 같지 않다"며 "리무진 버스 노선이 잘 마련돼 있는데 몇 푼 아끼겠다고 구태여 무거운 짐 들고 지하철과 철도를 탈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여행사 직원 김상준씨(32)는 "공항 이용객들이 적어도 한두 개의 큰 짐을 갖고 있을 텐데 짐칸이 부족해 이용객 입장에서 불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공항철도는 비용 면에서는 기존 리무진 버스에 비해 다소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공항철도의 비용은 3100원.지하철 5호선에서 환승요금 처리가 안 돼 900원이 추가돼 총 비용은 4000원이지만 공항버스의 절반 수준이다.

그러나 직통의 경우는 김포공항~인천공항 간 요금이 7900원으로 오히려 버스보다 비쌌다.

서울 시내 일반형 공항버스 가격은 7500~8000원 선.

◆부실한 수요 예측

건설교통부는 인천공항철도 하루 이용객은 1단계 구간이 개통된 올해는 21만명,서울역까지 2단계 구간이 개통되는 2010년에는 49만명,2015년에는 67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공항 하루 입출국객이 현재 8만여명인 점을 감안하면 지나치게 높게 잡은 수요 예측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배춘봉 한국교통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당초 수요 예측에는 영종도 개발 등이 전제 조건이 됐었다"며 "그러나 이 같은 대형 개발 사업이 아직 진척이 없어 공항철도 이용객은 공항고속도로와 비슷하게 수요 예측치의 50% 정도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는 공항철도를 전액 민자 방식으로 건설하면서 예상 수입의 90%에 못 미칠 경우 차액분을 지원키로 협약을 맺고 있어 매년 수백억원의 적자 보전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윤성민/김보라/박민재/황경남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