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기아차 그룹 회장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이 26일 열렸습니다. 정몽구 회장은 심경을 묻는 재판장의 질문에 “책임소재 안에서 법의 절차를 몰라 부끄럽다”며 “자책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여러가지 회사에 어려움이 많이 있는데 기회가 주어진다면 극복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변호인단은 현대기아차그룹이 조성한 비자금이 회사 경영을 위해 쓰였고 현대우주항공 등의 유상증자도 그룹에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판단이었다며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한 1심 판결은 양형이 과다하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정몽구 회장의 현장 경영 등을 봤을 때 이번 재판은 피고인 개인 처벌을 넘어 자동차 산업,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며 선처를 요청했습니다. 이에 반해 검찰측은 “이 사건의 성격과 중대성 등에 비춰볼 때 원심의 형이 가볍다”며 “엄중히 단죄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재판부는 정몽구 회장에게 현대차그룹의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의 순위, 해외공장 건설 일정 등을 묻고 특히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4월 밝힌 1조원의 사회환원과 관련해 재판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다고 하면서도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 지를 묻기도 했습니다. 또 검찰과 변호인측에게 비자금 사용과 처벌에 관한 판례와 또 현대우주항공 유상증자 참여 등에 끼친 실질적인 손실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자료를 제시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1시간 넘게 진행된 항소심 공판을 마친 정몽구 회장은 그룹 임직원들에게 둘러싸여 법원을 빠져나갔습니다. 기자들이 소감을 물었지만 굳은 표정으로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습니다. 정몽구 회장에 대한 두번째 공판은 다음달 17일 열릴 예정입니다. 항소심에서는 증거의 사실 여부에 대한 다툼이 없어 공판은 3번 정도 열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박성태기자 stpark@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