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소비재 종목의 주가가 올라야 국내 증시도 오를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27일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가 전고점을 넘어서기 위한 요건으로 기업들의 이익 증가에 대한 믿음과 글로벌 증시의 상승세를 꼽았다.

이 중 기업들의 이익 증가는 이번 어닝시즌에서 큰 모멘텀으로 작용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해외 증시의 추세가 국내 증시 움직임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란 설명이다.

글로벌 증시 추가 상승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은 미국과 중국인데, 미국에 대한 우려를 중국이 얼마나 상쇄해줄 수 있을 것인가가 이번 게임의 본질.

김 연구원은 "노동비용 상승과 '부의효과(wealth effect)'의 퇴조가 미국 기업들의 실적을 억누르는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면서 "미국의 금리인하 논의도 결코 호재로 해석할 수 없는 문제"라고 말했다.

연준이 금리인하를 논의한다는 것은 그만큼 실물 경기가 좋지 못하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따라서 당분간은 미국이 세계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면서 "중국 등 다른 권역 경제의 호전이 미국에서 퍼져나오고 있는 부담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런 점에서 중국 내수 부양의 성공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소비재 주가가 중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중국 증시에서 소비재 주식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1%를 조금 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김학균 연구원은 그러나 "중국에서 발표되는 경제지표들을 선험적으로 예측하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중국의 소비재 주가를 통해 내수를 가늠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면서 소비재 주식들이 가지는 중요도는 지수 영향력 이상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미국 시장이 앞으로도 불안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중국의 소비재 주가가 전고점을 시원스레 돌파하지 못하면 국내 증시도 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