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에 공급 과잉까지 겹쳐 분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울 도심권 주요 테마상가(쇼핑몰) 점포들이 잇따라 경매시장에 매물로 등장하고 있다.

26일 부동산 경매전문업체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27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실시되는 경매에 오른 대형 쇼핑몰 내 점포가 40개에 달한다.

이 중에는 작년 10월 노블리제 명품 쇼핑몰을 내세우며 개장한 명동의 '하이해리엇'의 점포가 23개에 달하며 명동 '캣츠(2개)'와 동대문 '시즌(2개)',서초구 서초동 '국제전자센터(3개)'등 7개 테마상가의 점포도 포함돼있다.

앞서 올 3월까지 경매시장에 나온 서울 도심 테마상가의 점포는 600건이 넘는다.

특히 강남역 중심상권의 패션테마상가인 '점프밀라노'는 지난 1월18일 무려 390개 점포가 경매에 올랐다.

이 물건은 현재 경매기일 변경 상태에 있다.

영등포 '지뗌'도 점포 55개가 경매에 부쳐졌으며,동대문 상권에 있는 밀레오레(15개),헬로우APM(13개),누죤(39개),시즌(20개),올레오(12개) 등도 경매시장에 나왔다.

또 명동과 남대문 상권에 몰려있는 테마상가들도 적지 않다.

'캣츠'와 '숭례문 수입상가'의 경우 각각 5개와 11개 점포가 경매에 등장했다.

점포가 경매에 부쳐지는 곳은 패션상가뿐 아니라 전자테마상가,한방테마상가 등도 예외가 아니다.

국내 최대 전자쇼핑몰인 테크노마트의 경우 18개 점포가 경매에 나왔고,서초동 국제전자센터도 11개 점포가 경매 매물로 등장했다.

제기동 한방테마상가인 한솔동의보감의 점포는 4개가 경매에 접수됐다.

이처럼 경매시장에 테마상가 점포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많지 않아 유찰이 거듭되고 있다는 게 경매업계의 설명이다.

영등포 지뗌의 경우 55건이 경매에 올랐지만 지난 1월 10회 유찰 끝에 겨우 감정가(1억~1억3000만원)의 13% 선에 팔렸다.

동대문 누죤상가도 지난 6일 29건의 점포에 대해 3회차 경매를 실시했으나 모두 유찰,다음 달 10일 감정가의 51%에 4회차 경매에 다시 부쳐진다.

유찰이 잇따르면서 쇼핑몰 상가의 낙찰가격은 급락하는 추세다.

지난해 경매처리된 상가 가운데 테마상가의 평균 낙찰가율(감정가대비 낙찰가)은 48.15%에 그쳐 단지내상가 등 소형 상가의 낙찰가율(63.33%)에도 못 미쳤다.

지지옥션 강은 팀장은 "최근 4년간 서울·수도권에 테마상가가 너무 많이 공급된 데다 경기침체까지 겹쳐 앞으로 상당기간 이들 상가 점포의 경매매물이 늘어날 것"이라며 "수요자들은 싸다고 무턱대고 매입에 나서기보다 임대료 수준,상권전망,재임대 가능성 등을 꼼꼼히 따져보고 경매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