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여덟에 세계를 정복하다.'

25일(한국시간) 호주 멜버른에서 벌어진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400m에서 자신이 갖고 있던 아시아 신기록을 1.42초 앞당긴 3분44초30으로 우승한 박태환(18·경기고)은 천부적인 유연성과 부력(浮力),폐활량에다 지구력과 승부욕 담대함을 고루 갖춘 한국 수영계의 '희망' 그 자체다.

1989년 9월27일 박인호(57) 유성미(50)씨의 1녀1남 중 둘째로 태어난 그는 천식을 앓던 7세 때 수영이 치료에 좋다는 의사의 권유로 부모의 손에 이끌려 수영장에 처음 몸을 담궜다.

도성초 3학년 시절 소년체전에 처음 출전하면서 또래의 기량을 훌쩍 뛰어넘었던 박태환은 대청중 3학년 때인 2004년 아테네올림픽 최연소 국가대표로 발탁되며 주목을 받았지만 실전에서 부정 출발로 실격해 탈락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은 박태환은 같은 해 11월 멜버른에서 열린 국제수영연맹(FINA) 경영월드컵 2차대회 자유형 1500m에서 준우승하며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2005년 동아수영대회에서 한국신기록을 잇따라 수립한 것을 시작으로 국내 대회에서는 금세 1인자로 뛰어올랐고,작년 4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FINA 쇼트코스 세계선수권대회 자유형 400m와 1500m에서 2개의 은메달을 따며 월드스타로 부상했다.

정규 코스에 도전한 같은 해 8월 캐나다 범태평양대회에서는 자유형 400m와 1500m에서 2관왕에 올랐고 도하아시안게임 때는 자유형 200m 400m 1500m에서 3관왕을 차지하며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올해 초 태릉선수촌을 떠나 개인훈련을 택한 박태환은 수영용품 전문 브랜드 '스피도'와 후원 계약을 하며 코치에 훈련 파트너,웨이트 트레이너,물리치료사 등 자신만을 위한 전담팀을 꾸릴 수 있었고 3개월간의 강도 높은 훈련을 거쳐 마침내 세계 정상에 우뚝 섰다.

내년 베이징올림픽까지 남은 시간은 1년4개월.전담팀을 통한 최상의 훈련 환경에서 꾸준히 지구력과 스피드를 보완한다면 올림픽 첫 금메달도 꿈이 아닌 현실이 될 전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