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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자 경쟁력' 확보가 국부의 척도

지구에는 현재 2000만종으로 추정되는 생물이 살고 있다.

하지만 생태계 파괴로 매년 3만여 종이 멸종되고 있는 현실이다.

이들 생물의 종자를 누가 더 많이 확보하고 개발하느냐를 놓고 현재 세계 각국은 치열한 '종자전쟁'을 치르고 있다.

국가간 종자전쟁과는 별도로 인류의 종말에 대비한 세계적 종자은행도 만들어지고 있다.

핵전쟁, 지구와 소행성의 충돌 등 지구에 대재앙이 닥쳤을 때 안전하게 식량을 공급하기 위한 '최후의 날 저장고'가 그것.

지난달 영국 BBC 방송은 현대판 '노아의 방주'로 불리는 노르웨이 종자은행 '최후의 날 저장고(doomsday vault)'를 자세히 소개했다.

이 저장고는 노르웨이 스발바르 제도의 4개 섬 가운데 하나인 스피츠베르겐 섬에 2008년 완공을 목표로 건설되는데, 200만종의 종자가 영하 18℃ 상태에서 보관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과 몇 년 전까지 수세적 입장을 보였던 우리나라도 뒤늦게나마 세계 최대의 '종자은행'을 세우고 대규모 토종생물 식물도감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선진국에 비해 한국은 유전자 소재의 확보와 관리가 너무 허술한 것 아니냐는 자성의 목소리가 과학계 내부에서 나오면서 유전자원을 생명산업 시대의 중요한 국가자원으로 인식한 것이다.

최근에는 2003년부터 263억원의 예산이 투입돼 건설해온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3352평 규모의 '국립농업유전자원센터'가 농촌진흥청 부지에 완공되기도 했다.

핵개발에 떨고 온난화에 신음하는 지구를 구한다는 명분에서 '종자전쟁'은 국부의 척도가 되는 '바람직한 전쟁'이 아닐 수 없다.

신품종 유실수를 개발해 일차적으로 환경을 정화시키고, 부차적으로 바이오에너지 개발과 나무 열매 등을 이용한 의약품ㆍ식품 개발 분야로 가지를 뻗는 한국유실수과학연구원. 반세기 연혁이 R&D로 점철된 이 연구원은 민간 차원에서 '종자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

신품종 육종연구 전력…'유토피아 나무' 개발

"종합산림대책 위해 산림청 부처 승격 시급"

온난화와 사막화, 환경 파괴 등으로 지구촌이 몸살이다.

급격한 기후변화로 인해 늘어만 가는 호우와 태풍, 산사태 등의 자연재해가 이제 '인재(人災)'로 불리는 시대.

한국유실수과학연구원 박교수 원장은 이를 방지할 수 있는 해답을 '산림자원'에서 찾는다.

박 원장은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이고 산소를 내뿜는 탄소동화작용과 환경정화, 대기, 수질, 토양정화 및 방재기능이 우수한 복합다원기능 유실수 품종, 그리고 경제수종을 널리 보급하는 것이 유실수과학연구원의 소임"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또 "산림생명과학의 발전을 통해 환경을 살리고 국가적 위상도 같이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원장이 설립한 한국유실수과학연구원은 1965년 첫 문을 열고 유실수 등 신품종 개발과 보급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그린혁명'의 진원지. 민간연구소지만 설립 당시 청와대 중앙정부정책수행기관으로 지정돼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다.

멀티게놈 육종법, 축시법과 축지 공법, 세계최초 줄기세포 유전자 복제기술인 극성교정분화학설 창조로 탄생한 역위접목법과 신품종인 유토피아 나무 개발 등 괄목할 만한 연구 성과들을 내놓은 것도 그 덕분이다.

박 원장은 산림생명과학의 경쟁력을 높이려면 연구 활동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정부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그는 먼저 농림부 소속기관인 산림청의 독립 부처 승격을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전 국토의 7할이 산림으로 뒤덮여 있지만, 학계에서는 20년 후 이중 3분의 2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심고 가꾸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얘기죠. 하루 속히 산림행정의 산실인 산림청을 '산림자원부'로 승격시켜 종합적인 산림행정대책을 세워야 하는 이유입니다"

박 원장은 산림생태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과거처럼 두 번씩이나 승격 기회를 놓치는 안타까운 일은 없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세계적으로 '종자전쟁'이 가열되고 있습니다.

유전자원과 종자, 유전자에 대한 지적재산권 및 국제특허권을 먼저 확보하기 위해 국가 간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어요.

앞으로 유전자 주권을 지키지 못하면 죽어라 농사를 지어도 종자 값조차 제대로 거두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지도 모릅니다"

박 원장의 우려는 자체 개발 육종인 '유토피아 나무'의 지적재산권 보호 노력으로 이어졌다.

현재 한국유실수과학연구원은 국제식물신품종육종학자보호동맹(UPOV)에 특허권 보호를 요청한 상태. 한국유실수과학연구원의 대표적인 신품종인 '유토피아 나무'는 높이 40~60m에 직경 3.5m, 수명 1000년을 예상하는 장수 거대목이다.

워낙 단단하고 뿌리가 깊어 방재기능이 탁월하고 온실가스 흡수 등의 환경 정화 기능도 뛰어나다.

박 원장은 "유토피아 나무 같은 우수한 환경 정화 식물들을 재배함으로써 온실가스 감축량을 드높일 수 있고, 산업 활동 및 국제교역 등과 직결되는 온실가스 배출권 확보에서도 국제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토피아 나무는 감, 밤 등 50여 종의 다양한 열매를 맺을 수 있는 분자육종 된 유실수로서 의약품이나 화장품, 식품자원의 원료로도 쓰일 수 있다는 게 연구원 측 설명이다.

유토피아 나무의 기원이 되는 식물은 미국 미시시피강 하류 일대에 번식하는 '크리아일리노엔시스(Cryillinoensis)'. 박 원장은 50여 년 전 이 나무를 직접 국내에 들여왔고, 지속적인 품종 연구를 거듭한 끝에 복합다원적 다기능 신품종을 개발했다.

한국유실수과학연구원이 위치한 경기도 양평군 대심리의 작은 섬 '파랑도'에는 10만 평의 '유토피아 숲'이 가꿔져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유토피아 나무에는 박 원장이 70평생 일궈놓은 수목줄기세포의 연구 성과가 집약돼 있다.

'축시법'과 '멀티게놈 육종법'이 그것.

축시법은 유실수의 수확기간을 15~30년에서 1년으로 단축시킨 신품종 육종기술이다.

이미 1960년대 발표된 이 기술은 농어촌 가구의 소득증대 방안으로 채택되면서 새마을운동의 씨앗이 되기도 했다.

또 멀티게놈 육종법은 식물 유전자가 가진 복합다원적 생산력을 이끌어내 자연 대재앙 및 환경 정화와 목재 및 바이오에너지 생산, 식량자원 공급에 활용하는 신기술이다.

박 원장은 멀티게놈 육종법에 근거해 자연자원 고갈, 지구환경 파괴와 오염, 자연 대재앙의 지구 3대 위기를 극복한다는 내용의 '지구 확장 이론'도 발표해 세계적인 이슈가 되기도 했다.

다양한 유전학적 기초과학을 응용해서 현재 지구가 처한 위기를 해결하고 풍요와 행복을 되찾는 '유토피아'를 만들자는 것이 골자다.

한국유실수과학연구원은 박 원장의 육종기술로 개발한 유실수와 특수 품종의 원종을 육종하고 재배해 해외 대학 및 전문 연구기관에 소개하고 있다.

현재 파랑도에는 유토피아 유전자은행과 유토피아월드아카데미센터, 유토피아 채종원(採種園/Seed Orhard = 지구3대위기 구원용 다원복합 유전자) 등이 설립 중이다.

양승현 기자 yangs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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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교수 원장은

"40여 년 육종학 연구 결실 앞둬"

'솔라바이오테크사이언스' 창안

한국유실수과학연구원의 박교수 원장은 지난 40여 년간 오직 육종연구에만 매달려온 '옹고집' 학자다.

1970년에는 20대의 젊은 나이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추진한 새마을 운동의 '싱크탱크' 역할을 했고, 호두나무와 밤나무 등의 신품종을 개량ㆍ육종한 신기술을 선보여 세계 학계의 호평을 얻었다.

특히 산림정책의 대안 및 방향제시에 탁월한 식견을 드러내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권위도 인정받았다.

박 원장은 1972년 과학기술정책과 보급에 대한 공로로 국내 최초로 개설한 대통령상 표창을 받았고, 2001년 홍조근정훈장, 제1회 자랑스런 한국인 대상 최고대상, 과학기술 대상 등을 수상하며 선 굵은 업적을 남겼다.

지난해에는 제20회 세계천재회의가 선정한 '세계천재과학자 발명대상'을 수상하며 한국 산림과학의 위상을 한껏 드높인 계기를 마련했다.

무엇보다 박 원장은 그간의 연구 성과를 집약한 신학문을 구축해 산림생명과학 분야의 일대 혁신을 일으켰다.

멀티게놈육종학을 바탕으로 한 유토피아 나무 연구와 태양에너지를 접목한 '솔라바이오테크사이언스'가 그것.

이 학문은 유실수의 수확기간을 단축한 축시법과 축시지공법 등의 육종 연구를 통해 에너지, 식량, 화장품 및 약품 등의 유전자원을 극대화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통해 지구 온난화와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사막화, 식량난을 해결하고, 더 나아가 지구의 자원고갈, 자연환경 파괴와 오염, 자연재해 등을 극복한다는 것. 유토피아를 실현해 지구의 멸망을 막는다는 내용의 '지구확장이론' 역시 이 학문에 근거해 정립한 박 원장의 대표 학설이다.

박 원장은 "'솔라바이오테크사이언스'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아 산소권과 UPOV 지적재산권을 확보함으로써 우리나라가 바이오에너지의 기술주도국으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현재 중국 과학기술대학 석좌교수로 후학 양성에 매진하고 있고, 60-70년대 산림청 산하 연구기관인 임목육종연구소의 유실수육종 연구팀장을 맡아 국가 산림정책에도 참여 했었다.

그가 이끄는 유실수육종연구실은 1960년대부터 상당한 성과를 이뤘다.

1ㆍ2차 산림자원화정책을 주도했고, 축시법을 밤나무에 적용해 우리나라를 세계 밤 수출 분야의 1위 국가로 발돋움시킨 것. 뿐만 아니라 장수 거대목의 유전자원 복원과 보전및 증식활동과 관련한 '극성교정분화학설'을 발표해 유럽과 미국 등지의 관련 학회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앞으로 산림생명과학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박 원장이 강력히 주장하는 것은 "산림청을 부처로 승격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산림청은 농촌진흥청과 함께 과거 농경사회였던 우리나라 엘리트 연구집단의 대표 국가중앙부처로 활약한 곳입니다.

산림청의 수고 덕분에 일제의 산림자원 수탈, 8ㆍ15 광복 후 행정공백, 6ㆍ25 사변 등으로 초토화됐던 벌거숭이 산야를 원래의 아름다운 모습으로 되살릴 수 있었죠. 또 농촌진흥청 작물시험장에서는 통일벼와 기타 각종 작물의 신품종 육성과 다수확 재배법 창출로 연간 4000만 석의 쌀을 수확해, 우리나라를 세계 최고 단위면적당 식량생산 국가로 발전시켰고요.

" 때문에 그는 산림청이 부처로 승격되면 보다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산림자원과학정책으로 눈부신 성과를 이뤄낼 수 있을 거란 확신을 갖고 있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가 세계 산림생명공학을 주도하는 대표 국가가 되는 것이 박 원장의 궁극적인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