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은행장 연임 불가'란 불문율을 깨고 연임에 성공해 화제를 낳은 강권석 기업은행장이 연임이 확정된 직후 가진 골프 라운딩에서 생애 첫 '홀인원'을 기록해 다시 화제다.

20일 금융계에 따르면 강 행장은 연임이 확정된 이틀 뒤인 지난 10일 경기도 여주에 위치한 렉스필드CC의 마운틴코스 2번홀(파 179야드)에서 5번 아이언으로 티샷한 볼이 홀에 빨려들어가는 홀인원의 행운을 잡았다.

강 행장은 핸디캡 12로 '주말 골퍼'로선 수준급 실력이지만 홀인원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올해 초 금융계 최고 권위의 다산금융상 대상을 받은 데 이어 최근 국책은행장으로는 드물게 재임에 성공해 '겹경사'를 맞았다.

기업은행장 연임기록은 유신 시절 전후인 1967년부터 73년까지 4,5대 행장을 지냈던 정우창 행장 이후 30여년 만에 처음이다.

이어 이번에 생애 첫 홀인원까지 기록함에 따라 '대운(大運)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주위의 부러움을 받고 있다.

강 행장은 홀인원 직후 "기업은행이 잘되려니까 개인적으로 좋은 일이 연이어 생기는 것 같다"는 덕담으로 행운을 기업은행에 돌렸다는 후문이다.

강 행장은 작년 5월 대한적십자사 홍보대사로 활동하는 장정 선수가 스폰서 없이 활약하는 것이 늘 안타까웠다는 한완상 총재의 말을 듣고 기업은행이 장 선수를 후원하도록 하는 등 남다른 '골프 사랑'을 보였다.

장 선수는 스폰서 계약 후 한달 만에 미 웨그먼스 LPGA대회에서 우승,기업은행에 큰 홍보 효과를 안겨줬다.

홀인원을 기록하면 3년간 재수가 좋다는 게 골프계의 속설이다.

강 행장은 지난 13일 취임식에서 "이제 기업은행의 목표는 국내 3강이나 4강이 아니라 최고 은행"이라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홀인원이 최고 은행을 향한 강 행장과 기업은행의 행보에 어떤 행운을 몰고올지 주목된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