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환율 파도와 노사 분규 등의 악재를 딛고 전략 시장인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신흥시장)에서 다시 판매를 늘려 가고 있다.

그러나 미국 일본 등 선발 업체와 토종 후발 업체의 파상 공세로 이들 시장의 성장률만큼 '제몫 찾기'를 못해 시장점유율 제고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 들어 2월 말 현재까지 인도 시장에서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만3072대 늘어난 5만1687대를 판매,33.8%의 판매 증가율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중국에서도 지난해보다 4.8% 늘어난 4만6846대를 팔았다.

러시아(1만3588대)와 브라질(1307대)에서도 각각 3.7%,56.3%씩 판매가 늘어났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이들 시장의 성장 규모만큼 현대차의 시장점유율이 올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적극 공세에 나선 경쟁 업체들이 시장의 성장 과실을 더 많이 차지하면서 현대차의 점유율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러시아에서는 지난해 10.5%에 달했던 시장점유율이 올 들어서는 2월 말 현재 8.7%로 떨어졌다.

포드 등 미국 업체와 일본의 도요타가 현대차를 겨냥한 마케팅을 강화했으나 현대차는 노사 분규 등으로 물량을 제때 공급하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중국에서도 시장점유율이 지난해 6.9%에서 올해는 2월 말 현재 6.1%로 낮아졌다.

치루이자동차 등 중국 토종 업체들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과 토종 업체들의 최대 격전지가 된 중국에서 판매량이 늘어난 것만 해도 다행이지만 시장점유율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의 2위를 지켜온 인도 시장에서도 올 들어서는 지난해보다 1.8%포인트 떨어진 16.7%의 점유율에 머무르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3월 회계연도 마감인 타타 등 토종 업체들이 대대적인 판촉을 펼치면서 나타난 일시적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현지 생산공장이 없는 브라질에서는 판매량은 급증했지만 시장점유율은 여전히 미미한 실정이다.

판매 증대에도 불구하고 시장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는 데 대한 현대차의 맞대응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중국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상반기 중 최고급 SUV로 개발한 '베라크루즈'를 출시하기로 했다.

인도에서는 뉴겟츠와 겟츠 디젤모델,PA(프로젝트명) 등 현지 맞춤형 소형차를 잇따라 내놓을 예정이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