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부는 올 3분기까지 기존에 쓰던 시내전화 전화번호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인터넷전화로 변경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키로 했다.
다만 관련 사업자들의 준비작업이 마무리돼야 하는 만큼 늦어도 내년 중에는 시행될 전망이다.
현재 휴대폰 번호이동처럼 집이나 사무실에서 쓰고 있는 전화번호를 바꾸지 않고 요금이 싼 인터넷전화로 옮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인터넷전화는 일반 시내전화망 대신 전세계 구석구석 연결돼 있는 인터넷망을 이용해 음성신호를 전달하는 서비스다.
영어로는 VoIP(Voice over Intenet Protocol)로 부른다.
인터넷전화의 최대 장점은 저렴한 요금이다.
다양한 부가서비스도 가능하다.
그러나 많은 장점에도 불구, 서비스는 활성화되지 못했다.
과거에는 통화품질이 문제였다.
잡음이 나거나 울리는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유선전화 못지않은 품질을 제공한다.
인터넷전화를 사용하려면 기존 번호를 '070'으로 시작하는 번호로 바꿔야 했다.
070 식별번호는 대중화의 최대 장애물로 작용했다.
060이나 080으로 시작하는 광고성 전화로 오인받아 전화가 와도 받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앞으로는 전화번호를 바꾸지 않고도 인터넷전화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인터넷전화는 결합서비스 시장의 주요축으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인터넷전화를 이용하면 통신요금을 얼마나 줄일 수 있을까.
시내전화의 경우 인터넷전화와 일반 유선전화는 요금이 비슷하다.
KT 유선전화를 사용할 경우 시내전화 요금은 3분에 39원이다.
삼성네트웍스와 SK텔링크 등 인터넷전화 업체도 이 요금은 같다.
그러나 시외전화와 국제전화를 이용할 때는 인터넷전화가 훨씬 싸다.
KT는 시외전화 요금으로 3분에 261원(10초에 14.5원)을 받지만 인터넷전화는 시내전화 요금만 받는다.
시내·외 구분이 없는 단일요금제를 적용하기 때문이다.
국제전화의 경우 요금차이는 더 벌어진다.
KT의 경우 미국에 국제전화를 하면 1분당 282원을 내야 한다.
그러나 삼성네트웍스 인터넷전화는 미국 중국 일본 등 10개국에 1분당 55원으로 통화할 수 있다.
인터넷전화는 다양한 부가서비스도 제공한다.
발신자표시, 통화중 대기, 착신전환, 단문메시지(SMS) 등이 가능하다.
이 밖에 여러명이 동시에 통화하는 다자 간 영상회의, 3자 통화, 통화목록 관리, 통화내용 녹음 서비스 등은 기업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다.
삼성네트웍스는 최근 인터넷전화의 영상통화 기능을 이용해 학생이 교사와 얼굴을 보며 공부하는 영어교육 서비스도 선보였다.
그러나 인터넷전화는 단점도 있다.
일반 시내전화는 119 등 긴급통신이 가능하고 정전이 돼도 통화할 수 있지만 인터넷전화는 네트워크 특성상 어렵다.
인터넷전화용 단말기는 다소 비싸지만 앞으로 서비스가 본격화되면 저렴한 단말기가 많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