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싼 엔화를 빌려 해외 고수익 상품에 투자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와 비슷하게 스위스프랑 캐리 트레이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9일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스위스프랑 캐리 트레이드도 엔 캐리 트레이드처럼 시장이 요동칠 경우 금융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스위스의 정책금리는 연 2.25%로 OECD 국가 중 일본을 제외하곤 가장 낮다.

이에 따라 투기세력들은 스위스프랑을 빌려 해외 고수익 자산에 투자하는 캐리 트레이드에 나서고 있다.

금리가 연 14.5%에 달하는 아일랜드 등이 주요 투자 대상국이다.

헝가리 등 동유럽 국가에서는 스위스프랑으로 모기지론(주택담보대출)을 얻어 집을 사기도 한다.

스위스프랑 캐리 트레이드의 정확한 규모는 알 수 없지만 늘어난 대출을 감안할 때 최근 캐리 트레이드가 급증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국제결제은행(BIS) 통계에 따르면 작년 3분기 스위스 이외 국가에서 이뤄진 스위스프랑 대출액은 1380억달러로 2002년 같은 기간의 610억달러보다 2.3배 늘어났다.

마이클 사운더 씨티그룹 런던지사 이코노미스트는 "스위스프랑의 해외 대출 규모는 역사적으로 거의 변화가 없었다"며 "늘어난 액수 대부분이 캐리 트레이드에 사용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스위스는 자국 통화의 캐리 트레이드로 인해 '인플레율 0%'라는 물가 안정 기조가 깨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하고 있다.

캐리 트레이드 과정에서 외환시장에 스위스프랑 공급이 늘어 가치가 하락할 것이기 때문이다.

한우덕 기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