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CEO] 최소가 최고 만든다… '强小' 기업은 상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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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BizⓝCEO 기획특별판 입니다 >
대기업과 상생공존, '글로벌 中企' 약진
자영업을 하는 K씨. 그는 어느 화창한 평일 오후 회사에서 나와 자신의 차를 몰고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한다.
외국에서 오는 바이어를 마중하러 가는 길이다.
강변로를 따라 인천공항 전용도로에 접어들자 시야가 탁 트인다.
기분이 좋아진 K씨는 라디오를 켠다.
FM을 통해 시끄러운 힙합음악이 흘러나온다.
K씨가 "이 음악은 맘에 안 들어!"라고 외치자, 라디오 채널이 자동 검색되면서 경쾌한 가요로 바뀐다.
콧노래를 부르던 K씨가 공항날씨를 묻자 스피커를 통해 "현재 공항 쪽의 기온은 영상 15도, 바람은 거의 없어 항공기 이착륙에 아무런 지장이 없다"는 명쾌한 여성의 목소리가 들린다.
K씨는 바이어들이 타고 올 항공편의 도착시간을 묻는다.
스피커에선 "예정보다 10분 정도 늦게 도착할 것"이라는 답이 되돌아온다.
공항에 도착한 K씨는 주차장에 들어가 빈 공간을 발견하곤 주차버튼을 누른다.
K씨가 차안에서 느긋하게 담배를 피우고 있는 사이, 차는 스스로 이리저리 움직이더니 정확히 구획 안에 주차된다.
미래 공상과학 영화에 나오는 얘기가 아니다.
조만간 현실에서 볼 수 있는 장면을 재구성해 그려본 내용이다.
운전자의 말과 행동을 알아듣는 자동차. 그에 반응해 운전자의 지시내용을 정확히 이행하는 자동차에 대한 개발 작업이 BMW, 렉서스 등 유수의 자동차 기업 연구개발(R&D)센터에서 소리 없이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충돌 및 추돌사고 위험 등을 사전에 감지, 알아서 멈추는 자동차가 머지않아 개발된다.
산업자원부는 최근 산업 경쟁력을 제고 하고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27개 중장기 기술개발 과제를 선정, 본격 지원에 나선다고 밝혔다.
BMW, 렉서스 등 외국 브랜드와 마찬가지로 현대ㆍ기아자동차 등 국내 메이커도 세계일류를 지향하며 쉼 없이 뛰고 있다.
이들 자동차회사의 공장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스위스 중소업체의 산업용 로봇을 한 종류 이상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스위스 귀델사(社)가 그 주인공으로 이 회사는 '초일류' 기업에 '초일류' 제품을 공급하는 작지만 강한 기업이다.
1954년 설립된 귀델은 산업용 자동화 로봇 생산 업체. 식료품 및 전자제품 생산 등과 관련된 로봇도 만들지만, 전체 제품의 85%를 자동차 생산 로봇이 차지한다.
이 회사가 '작지만 똘똘한 로봇'으로 전 세계 車공장을 누비는 비결은 간단하다.
특화된 첨단 기술 때문이다.
이 회사는 8명이 하던 일을 최대 2명만으로 가능하게 하는가 하면, 작업 효율도 2배 이상 높인 로봇을 만들어 내고 있다.
직원 470여 명에 연간 매출이 1235억 원으로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전 세계 자동화 로봇 시장의 15%를 차지하고 있는 '소리 없이 강한' 회사다.
스위스에선 귀델 같이 규모는 작지만 첨단 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오늘날 버튼 한 개로 자동차 창문을 열고 닫을 수 있게 된 것도 스위스 '아바테크'란 기업 덕분이다.
그 전에는 자동차 창문을 열고 닫을 때 올리는 버튼과 내리는 버튼 두 개를 각각 사용해야 했다.
스위스는 전체 인구가 750만 명으로 시장 규모가 작아 중소기업도 일찌감치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스위스 경제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90%가 넘는데, 이들 대부분은 해외 시장에서 활약하는 글로벌 기업이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많은 중소기업이 기술, 의식, 제도, 정책의 한계를 극복할 대안을 찾는데 골몰하고 있다.
정부의 보다 구체적인 정책기반에 목말라 있고, 어떻게 하면 대기업과 상생공존시대를 열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한다.
세계경제포럼이 세계 125개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2006년 국가경쟁력 지수 조사에서 스위스가 대학-기업 간 연구개발협력, 과학연구기관의 질, 기업의 연구개발 지출 등 모든 항목에서 1위를 차지했다는 점은 암시하는 바가 크다.
정부가 이공계 육성에 앞장서고 산학협동에도 한 몫 한 것이 스위스 중소기업들에게 첨단기술이라는 무기를 장착해준 비결이다.
양승현 기자 yangsk@hankyung.com
대기업과 상생공존, '글로벌 中企' 약진
자영업을 하는 K씨. 그는 어느 화창한 평일 오후 회사에서 나와 자신의 차를 몰고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한다.
외국에서 오는 바이어를 마중하러 가는 길이다.
강변로를 따라 인천공항 전용도로에 접어들자 시야가 탁 트인다.
기분이 좋아진 K씨는 라디오를 켠다.
FM을 통해 시끄러운 힙합음악이 흘러나온다.
K씨가 "이 음악은 맘에 안 들어!"라고 외치자, 라디오 채널이 자동 검색되면서 경쾌한 가요로 바뀐다.
콧노래를 부르던 K씨가 공항날씨를 묻자 스피커를 통해 "현재 공항 쪽의 기온은 영상 15도, 바람은 거의 없어 항공기 이착륙에 아무런 지장이 없다"는 명쾌한 여성의 목소리가 들린다.
K씨는 바이어들이 타고 올 항공편의 도착시간을 묻는다.
스피커에선 "예정보다 10분 정도 늦게 도착할 것"이라는 답이 되돌아온다.
공항에 도착한 K씨는 주차장에 들어가 빈 공간을 발견하곤 주차버튼을 누른다.
K씨가 차안에서 느긋하게 담배를 피우고 있는 사이, 차는 스스로 이리저리 움직이더니 정확히 구획 안에 주차된다.
미래 공상과학 영화에 나오는 얘기가 아니다.
조만간 현실에서 볼 수 있는 장면을 재구성해 그려본 내용이다.
운전자의 말과 행동을 알아듣는 자동차. 그에 반응해 운전자의 지시내용을 정확히 이행하는 자동차에 대한 개발 작업이 BMW, 렉서스 등 유수의 자동차 기업 연구개발(R&D)센터에서 소리 없이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충돌 및 추돌사고 위험 등을 사전에 감지, 알아서 멈추는 자동차가 머지않아 개발된다.
산업자원부는 최근 산업 경쟁력을 제고 하고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27개 중장기 기술개발 과제를 선정, 본격 지원에 나선다고 밝혔다.
BMW, 렉서스 등 외국 브랜드와 마찬가지로 현대ㆍ기아자동차 등 국내 메이커도 세계일류를 지향하며 쉼 없이 뛰고 있다.
이들 자동차회사의 공장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스위스 중소업체의 산업용 로봇을 한 종류 이상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스위스 귀델사(社)가 그 주인공으로 이 회사는 '초일류' 기업에 '초일류' 제품을 공급하는 작지만 강한 기업이다.
1954년 설립된 귀델은 산업용 자동화 로봇 생산 업체. 식료품 및 전자제품 생산 등과 관련된 로봇도 만들지만, 전체 제품의 85%를 자동차 생산 로봇이 차지한다.
이 회사가 '작지만 똘똘한 로봇'으로 전 세계 車공장을 누비는 비결은 간단하다.
특화된 첨단 기술 때문이다.
이 회사는 8명이 하던 일을 최대 2명만으로 가능하게 하는가 하면, 작업 효율도 2배 이상 높인 로봇을 만들어 내고 있다.
직원 470여 명에 연간 매출이 1235억 원으로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전 세계 자동화 로봇 시장의 15%를 차지하고 있는 '소리 없이 강한' 회사다.
스위스에선 귀델 같이 규모는 작지만 첨단 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오늘날 버튼 한 개로 자동차 창문을 열고 닫을 수 있게 된 것도 스위스 '아바테크'란 기업 덕분이다.
그 전에는 자동차 창문을 열고 닫을 때 올리는 버튼과 내리는 버튼 두 개를 각각 사용해야 했다.
스위스는 전체 인구가 750만 명으로 시장 규모가 작아 중소기업도 일찌감치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스위스 경제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90%가 넘는데, 이들 대부분은 해외 시장에서 활약하는 글로벌 기업이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많은 중소기업이 기술, 의식, 제도, 정책의 한계를 극복할 대안을 찾는데 골몰하고 있다.
정부의 보다 구체적인 정책기반에 목말라 있고, 어떻게 하면 대기업과 상생공존시대를 열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한다.
세계경제포럼이 세계 125개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2006년 국가경쟁력 지수 조사에서 스위스가 대학-기업 간 연구개발협력, 과학연구기관의 질, 기업의 연구개발 지출 등 모든 항목에서 1위를 차지했다는 점은 암시하는 바가 크다.
정부가 이공계 육성에 앞장서고 산학협동에도 한 몫 한 것이 스위스 중소기업들에게 첨단기술이라는 무기를 장착해준 비결이다.
양승현 기자 yang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