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시장 소형주지수가 16일 연중 최고점을 돌파했다.

코스닥시장의 재평가가 활기를 띠면서 유가증권시장 소형주들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엔씨소프트 롯데관광개발 등 '코스닥형' 중소 종목들이 강세를 주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상대적으로 글로벌 쇼크의 충격에서 자유롭다는 점이 최근 이들 종목 랠리를 촉발했다고 분석했다.

◆코스닥형 종목 날아간다

이날 소형주지수는 사흘째 오름세를 이어가며 연중 신고점을 돌파했다.

지난달 이후 대형주들이 해외발 악재와 프로그램 매도의 덫에 걸려있는 동안 소형주들은 차근차근 상승 계단을 밟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초 금융주와 철강 중공업 부문 대형주들이 큰 폭의 강세로 사상 최고치 돌파를 이끄는 동안 중소형주들은 상대적으로 소외된 모습을 보였다"며 "글로벌 랠리에 대한 우려가 가시화되면서 중소형주들의 가격 매력이 부각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선물·옵션 동시만기일 부담을 피하려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그동안 소외됐던 종목에 매수세가 몰린 데 따른 것"이라며 "소형주 중에서도 실적 호전이 두드러진 종목이 매수 대상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소형주 강세는 코스닥시장 랠리와도 무관하지 않다.

이 때문에 주요 종목이 코스닥시장에 몰려있는 특정 업종 소속 유가증권시장 종목인 이른바 '코스닥형' 기업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게임주인 엔씨소프트가 대표적이다.

이달 들어 반등에 나서며 13.4% 뛰었다.

올 들어 계속 내리막길을 걷던 여행업종 롯데관광개발도 급반등하며 작년 11월 수준을 회복했다.

반도체 장비 업체인 한미반도체는 지난해 11월의 52주 신고가 수준에 육박한 상태다.

◆증권사 소형주 발굴 활발

이에 따라 증권사들도 최근 중소형주에 눈을 돌리고 있다.

전기·전자를 제외한 상당수 대형주들이 신고가를 경신하자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실적 호전주에 대한 관심을 주문하고 있다.

SK증권은 이날 대원제약에 대해 "올해 12개의 신제품을 선보일 계획이어서 처방의약품 분야의 공격적 매출 신장이 기대된다"는 평가를 내놨다.

지난해 하반기 상장한 큐에스아이는 올 들어 대우증권과 한국증권의 추천을 받았다.

가격 경쟁력과 레이저 다이오드 성장 가능성 등에 비춰볼 때 상승 여력이 높다는 분석이다.

대신증권은 한미반도체에 대해 "반도체 장비 부문에서는 보기 드물게 안정성과 수익성을 겸비하고 있다"며 "올해 메모리 소자업체의 설비투자 증가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이 밖에 NH투자증권은 최근 현대DSF를 분석 대상에 포함시켰으며 교보증권은 참앤씨를,키움증권은 화인케미칼에 대한 분석을 시작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