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가정 전기 사용량,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으로 속속들이 확인됩니다.'

국내 원격검침 기술이 스웨덴을 필두로 유럽 시장에 본격 상륙한다. 조송만 누리텔레콤 사장은 "누리텔레콤이 참가한 컨소시엄이 스웨덴 4위 전력회사 요테보리의 원격검침 프로젝트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14일 밝혔다.

조 사장은 "계약 체결이 확실시되는 상황"이라며 "이번 프로젝트 수주로만 총 200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요테보리의 원격검침 프로젝트는 이 회사 고객인 스웨덴 27만가구의 전기계량기를 2009년까지 원격검침 계량기로 전면 교체하는 사업. 이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면 검침원들이 전기사용량을 확인하기 위해 집집마다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어진다. 전기계량기에 설치된 무선모뎀을 통해 사용량이 자동으로 요테보리에 전달,고지서에 기록되기 때문이다.

요테보리는 스웨덴 4위 전력업체로 이 회사 고객인 27만가구는 국가 전체 가구 수 520만의 약 5%에 해당하는 수치다. 누리텔레콤이 참가한 컨소시엄은 이 회사를 비롯,외국 3개사 등 4개사로 구성돼 있으며 누리텔레콤은 이 가운데 모뎀(사진)과 관련된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역할을 맡았다.

조 사장은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9 대 1의 경쟁률을 뚫은 것"이라며 "누리텔레콤의 앞선 원격검침 기술인 '메시네트워크'가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메시네트워크는 전기계량기 모뎀이 통신에 방해를 받을 경우 자동으로 근처의 다른 모뎀을 경유해 기간망에 접속토록 하는 기술. 이 기술을 이용하면 기존 통신장애 지역에서도 정상적인 무선통신이 가능하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조 사장은 "현재까지 메시네트워크를 상용화한 기업은 세계에서 누리텔레콤밖에 없다"고 밝혔다.

누리텔레콤은 지난해 노르웨이에 원격검침 관련 소프트웨어와 모뎀을 수출했으나 물량은 9억원 규모에 불과했다. 누리텔레콤은 이번 대형 프로젝트 수주로 회사 기술력이 널리 알려져 핀란드 덴마크 아이슬란드 등 원격검침을 제도화한 북유럽 국가를 비롯,영국 등 유럽 신규시장 진출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조 사장은 "유럽 수출 확대로 지난해 300억원 수준이던 회사 매출이 올해는 30%가량 증가한 4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본다"며 "2010년에는 1000억원을 돌파해 세계적인 원격검침 업체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