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서핑에 재미를 붙여 하루 3시간 이상 컴퓨터를 사용한 게 화근이었다.
이처럼 노화나 운동 부족으로 목 근육이 약해진 사람들이 장시간 컴퓨터를 사용하다 목 디스크에 걸리는 경우가 늘고 있다.
젊은층에서는 수상스키 같은 격렬한 운동으로 목 디스크를 호소하기도 한다.
장한 대전선병원 척추센터 소장은 "노인들은 노화와 운동 부족으로 근육과 뼈가 약하다"며 "허리를 구부리고 목을 뺀 자세로 컴퓨터를 오랫동안 사용하면 이미 약해진 디스크가 탈출해 목 척추 안에 있는 척수나 신경근을 눌러 목 디스크가 오기 쉽다"고 설명했다.
박춘근 가톨릭대 강남성모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20대 이후부터 척추와 디스크의 노화가 시작된다"며 "목 디스크는 디스크를 싸고 있는 외곽의 섬유륜이 차츰 균열하면서 시작되므로 균열이 심해지지 않도록 목이 앞뒤로 크게 젖혀지거나 목 근육에 급격한 부하가 걸리는 운동은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진단은 컴퓨터단층촬영(CT)과 자기공명영상촬영(MRI)으로 비교적 쉽게 이뤄진다.
CT는 척추 구조를,MRI는 신경에 대한 압박 여부를 살피는데 유용하다.
MRI가 보다 많이 활용된다.
흔히 목을 움직일 때 '뚜둑'소리가 나면 목디스크가 아닌지 의심하지만 이는 목 힘줄과 척추가 마찰을 일으키면서 그 사이에 뭉쳐있는 공기 기포가 터지는 소리로 목디스크와는 상관없다.
목 디스크의 상당수는 상대적으로 치료가 쉬운 '경추신경근병증'이다.
삐져나온 디스크가 측면에서 손과 팔로 흐르는 신경근을 압박해 목이 뻣뻣하고 손과 팔이 저리며 점차 어깨 아래로 통증이 퍼지는 증상을 보인다.
하지만 '경추척수병증'처럼 디스크가 중추신경(척수)을 직접 누르는 중증일 경우에는 젖가락질이 어렵고 걸을 때 균형감각을 잃어 넘어질 위험이 높으므로 빠른 대처가 필요하다.
박 교수는 "목 디스크 환자는 3~4주간 약물(소염진통제 근육이완제) 및 물리치료로 대부분 호전된다"면서 "이 같은 치료에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으면 수술치료를 하지만 대학병원에 찾아오는 환자는 증중인 데도 40%만이 수술 대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부 개원 병원들이 불필요한 수술을 권하지만 목의 척추는 협소한 공간에 중추신경이 밀집해 있으므로 참을 수 없는 통증이 아니면 수술을 자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박 교수는 "연성 디스크는 경추신경근병증이 90%를 차지하고 경추척수병증은 10%에 불과하다"며 "다만 경추척수병증이나 경성 디스크(인대나 척추관절에서 돋아난 가시가 중추신경 신경근 압박)는 사지마비까지 초래할 수 있으므로 이른 시일 내에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부 병원에서 레이저나 신경근 차단 통증치료 등을 시도하지만 효과가 불안정하거나 일시적이며 중증인 경우에는 정통적인 디스크 제거 수술이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수술은 대개 목의 앞부분을 주름 방향으로 2∼3cm 절개한 뒤 현미경으로 수술 부위를 보면서 메스와 뜯게로 문제의 부위를 제거하는 방식이다.
수술에는 3~10시간이 걸리며 수술 후 7~10일의 입원이 필요하다.
수술로 90%의 환자가 완치되지만 5%는 수술 후 재발하거나 다른 부위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최근에는 인공 디스크를 삽입하는 추세다.
박 교수는 "과거에는 수술로 생긴 공간에 뼈를 이식,위아래 목뼈가 일자로 붙어 고개를 돌리는 데 제약이 많았다"며 "인공 디스크를 넣으면 수술 후 목을 원활하게 돌릴 수 있고 취약한 부분으로 목 디스크가 전이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