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sumer 소비자 만족도 조사
이번 조사는 백화점 시장 점유율 상위 3개 업체의 서울지역 고객 305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불특정 다수에 대해 무작위 추출 방식을 적용하는 일반 여론조사와 달리 설문은 특정 백화점을 가장 많이 찾는다고 답변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만족도 조사는 해당 백화점을 실제로 이용해본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할당추출 방법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의를 갖는다. 선거 출구 조사와 같은 무작위 추출 조사의 경우, 통상 1000명 이상의 표본을 추출해야 정확도가 높은 것으로 인정한다. 하지만 소비자 만족도 조사는 실제 사용자를 대상으로 실시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30명을 최소 분석단위로 잡는다. 이를 여론조사에 적용한다면 해당 정치인과 친분을 가진 사람을 대상으로 그 정치인의 진면목을 알아보는 조사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조사는 제품과 서비스, 쇼핑 편의 등 11개 세부 항목에 걸쳐 다양한 고객 만족도를 측정했다. 각 항목은 5점 척도 방식을 적용했으며 100점 만점 기준으로 환산해 점수를 매겼다.
[ 글로벌리서치·Prosumer 공동기획 ]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2005년 백화점 시장의 전체 규모는 17조1616억원에 달한다. 이중 백화점 상위 3개 업체의 시장 점유율은 75.2%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2005년을 기준으로 롯데의 총매출액은 7조4336억원. 통계청의 백화점 시장 규모를 기준으로 보면 롯데의 시장 점유율은 43.3%다. 현대는 3조6150억원으로 점유율 21.1%, 신세계는 1조8458억원으로 10.8%를 차지했다.
점포수는 2006년 말 기준으로 롯데가 24개, 현대가 11개, 신세계가 5개다. 2011년까지 롯데가 5개, 신세계가 4개, 현대가 2개의 점포를 추가할 전망이다.
백화점 선택 조건
고객들은 백화점을 선택할 때 제품의 품질을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 선택 조건으로 27.8%의 응답자가 제품 품질을 꼽았다. 다음으로는 위치 및 교통 편리성(18.0%)을 중요하게 여겼다. 고객들은 이 밖에도 상품의 다양성(14.1%)과 제품 가격(11.1%), 직원 친절도(6.1%) 등을 고려해 백화점을 선택한다고 밝혔다.
선택할 때 고려하는 우선 조건은 고객이 어떤 백화점을 선호하느냐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신세계 고객들은 제품 품질이 가장 중요하다고 답한 비율이 32.0%로 롯데(27.0%)나 현대(24.0%)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 롯데는 세일과 이벤트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고객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롯데가 11.0%를 차지한 반면에 현대와 신세계는 각각 3.9%와 1.9%에 그쳤다.
환불 및 교환 등의 애프터서비스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고객 비율은 롯데가 상대적으로 더 높았다. 롯데가 9.0%, 현대는 2.9%, 신세계는 1.0%를 차지했다. 쇼핑 편리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고객 비율은 현대가 10.8%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신세계는 2.9%였고 롯데 백화점을 선호하는 이용객 중에는 쇼핑 편리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응답자가 한 명도 없었다.
부문별 평가
조사 결과, 종합 점수는 신세계가 69.9점으로 1위, 현대가 58.4로 2위, 롯데가 64.5로 3위를 차지했다.
신세계는 제품 가격과 품질, 쇼핑 편리성, 직원 친절도 등의 높은 점수를 받았고 세일과 이벤트에서 뒤졌을 뿐 골고루 좋은 평가를 받았다. 현대는 편의시설과 주차공간, 위치 및 교통 편리성, 인테리어 등의 좀 더 많은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종합점수에서 신세계에 근소한 차로 뒤졌다. 롯데는 세일과 이벤트, 상품 다양성에서 앞섰지만 다른 백화점과의 격차는 그리 크지 않았고 전반적으로 많은 항목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제품의 품질과 편의시설에서 다른 두 백화점에 크게 뒤졌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응답자들이 가장 중요한 항목이라고 꼽은 ‘제품 품질’에서 신세계가 72.1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고 현대와 롯데는 각각 67.7점과 63.8점을 받았다. 신세계의 경우 제품 품질에 ‘매우 만족한다’는 답변이 21.4%를 차지했는데 현대는 10.8%, 롯데는 4.0%에 그쳤다. 롯데는 ‘보통’이라는 답변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고객들은 백화점 제품의 가격에 대해서는 대체로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가격만족도 점수는 신세계가 45.4, 롯데와 현대가 각각 44.5점과 41.9점으로 저조하게 나왔다. 특히 ‘가격에 불만족한다’고 답변한 응답자가 롯데와 신세계는 각각 36.0%와 38.8%였으나 현대는 48.0%나 됐다. 직원 친절도는 신세계가 76.2점으로 현대(75.5점)나 롯데(72.3점)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시장 점유율 1위의 롯데가 제품 품질이나 가격, 직원 친절도 등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높은 점유율과 고객의 만족이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다는 이야기다. 롯데가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은 항목은 상품의 다양성과 세일 및 이벤트 등 두 가지밖에 없었다.
롯데는 상품 다양성에서 71.5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신세계는 71.4점으로 롯데와 거의 비슷했고 현대는 67.2점으로 상대적으로 뒤졌다. 롯데는 또 세일 및 이벤트에서도 63.8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현대와 신세계는 각각 63.0점과 60.9점으로 1위와 큰 차이는 없었다.
현대는 편의시설(66.6점)과 주차공간(68.8점), 위치 및 교통(78.43점)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쇼핑 편리성(74.3점)에서는 신세계(75.2점)에 조금 뒤졌다. 현대는 인테리어(74.8점)에서도 좋은 점수를 받았고 환불 및 교환 등 애프터서비스(78.2점)에서도 다른 백화점들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롯데는 편의시설과 주차공간, 인테리어, 애프터서비스 등에서 점수를 잃었다.
11개 항목을 모두 고려해 전반적인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 신세계의 경우 만족한다는 답변이 60.2%, 매우 만족한다는 답변이 9.7%로 나타났다. 70%에 가까운 고객이 만족 또는 매우 만족한다고 답변한 셈이다. 현대는 만족이 55.9%, 매우 만족이 8.8%로 고객의 68.7%가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롯데는 만족이 55.0%, 매우 만족이 3.0%에 그쳤다.
앞으로도 계속 이 백화점을 이용하겠느냐는 질문은 조금 다른 결과를 내놓았다. 현대는 5점 척도에서 4점(그렇다)이 55.9%, 5점(매우 그렇다)이 15.7%로 나타났다. 고객의 71.6%가 이 백화점을 다시 찾겠다는 충성도 높은 고객인 셈이다. 신세계는 4점이 51.5%, 5점이 11.7%로 현대보다 조금 낮게 나타났고 롯데도 4점이 53.0%, 5점이 10.0%로 신세계와 거의 비슷했다.
같은 질문에 대한 대답을 100점 만점으로 환산하면 현대가 71.3점, 신세계가 68.2점, 롯데가 66.8점으로 현대의 고객이 충성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는 1점(매우 그렇지 않다)과 2점(그렇지 않다)을 준 응답이 5.0%나 됐다. 현대와 신세계는 이 비율이 2.0%와 1.9%로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롯데에 대한 불만 고객 비중이 높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다른 고객에게 추천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현대의 고객이 비교적 가장 후한 점수를 줬다. 현대는 100점 만점 기준으로 56.6점, 신세계와 롯데는 각각 56.1점과 55.8점을 받았다.
조사 결과를 다시 정리해보면 신세계에는 제품 품질과 가격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고객이 상대적으로 더 많았고 이 항목에서의 만족도 역시 높게 나타났다. 롯데에는 세일과 이벤트를 중요하게 여기는 고객이 상대적으로 더 많았고 만족도가 높았다. 현대는 편의시설이나 쇼핑 편리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고객을 만족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각 백화점의 이 같은 강점과는 달리 롯데는 환불 및 교환 등 애프터서비스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고객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이 부문에서 다른 백화점에 비해 상대적으로 만족도가 떨어지는 의외의 결과를 보였다. 롯데는 제품 품질과 편의시설에서도 경쟁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신세계는 세일 및 이벤트에서, 현대는 상품 다양성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정환 기자 cool@prosume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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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매출구조 변화… VIP고객 판매 비율 늘었다
할인점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백화점의 구매고객과 판매제품 구성도 달라지는 추세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연간 구매 금액 3000만원 이상의 VIP 고객 비율이 2004년 6.8%에서 지난해 9.3%로 늘었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도 이 비율이 13.9%에서 20.1%로 늘었다. 이런 추세에 맞춰 백화점들도 VIP 영업에 마케팅 역량을 집중하는 분위기다. 제품 구성이 고가의 고급 제품 위주로 바뀌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식품류의 판매 비중이 10.1%에서 9.5%로 0.6% 포인트 줄어든 반면에 잡화류 판매 비중은 19.5%에서 19.9%로 0.4% 포인트 늘어났다. 식품류의 경우에도 할인점과 대형 할인마트에 상당 부분 시장을 잠식당한 것도 비중이 줄어든 이유가 됐다.
지난해 롯데의 영업이익률은 12.4%,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는 각각 9.3%와 5.7%로 추정된다. 롯데가 상대적으로 영업이익률이 높은 것은 강력한 구매력을 앞세워 매입 단가를 낮춰 잡을 수 있고 서울 을지로 본점이나 잠실점 등 핵심 점포의 매출이 좋아 상대적으로 비용 부담이 적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반적으로 판매관리비가 크게 줄어든 것도 주목된다. 한국투자증권 남옥진 연구원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의 경우에 광고판촉비용이 2004년 6.6%에서 지난해에는 5.4%까지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사은행사와 비정기 세일도 역시 크게 축소됐다. 3년 전에 100만원어치를 구매했을 때 주는 사은 상품권이 평균 10만원 수준이었다면 최근에는 5만원 이하로 줄어드는 추세다.
[똑똑한 상품·현명한 소비자의 경제지 - 프로슈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