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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러나는 황영기 우리은행장 마지막 조회 "우린 정상앞 '깔딱고개'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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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년간 참 잘한 일이 많지만 우린 지금 '깔딱 고개'에 서 있다."

    황영기 우리금융그룹 회장 겸 우리은행장은 8일 은행장으로서 마지막 월례 조회를 가졌다.

    2004년 3월 우리은행장 취임 이후 스물여덟 번째로 열린 이날 조회는 황 행장이 행장으로 일했던 지난 3년을 자평하고 행원들에게 앞으로의 과제를 던져 주는 자리였다.

    전반부는 자축의 분위기였다.

    황 행장은 "3년간 참 잘한 일이 많았다"면서 10여개 사업본부와 팀을 일일이 거론하며 구체적인 실적을 공유했다.

    황 행장이 20분가량 늘어놓을 정도로 우리은행의 3년간 실적은 눈부시다는 평가다.

    황 행장이 취임하기 전인 2003년 말에 비해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019억원(23%)이 늘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8350억원(24%) 증가했다.

    119조원이었던 자산도 186조원으로 67조원(56%) 증가해 우리은행은 신한은행을 누르고 자산규모 2위 은행으로 성장했다.

    황 행장은 이를 두고 "인수·합병 없이도 외환은행 만한 은행을 일궈냈다"고 말하기도 했다.

    덩치가 커졌음에도 연체율은 오히려 3년간 1.57%에서 0.96%로 떨어졌다.

    황 행장은 이날 이 같은 발전이 임직원 모두가 노력한 결과라며 고마움을 표했다.

    하지만 황 행장은 후반부에 걱정 어린 당부의 말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황 행장은 먼저 "1등 은행이 되기까지 얼마 남지 않았지만 지금 우리은행은 산의 정상 앞에 있는 험난한 '깔딱 고개'에 서 있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황 행장은 그 이유로 자산이 급증해 앞으로 연체율이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들었다.

    실제 올 들어 우리은행의 연체율은 지난해 말에 비해 다소 증가했다는 게 황 행장의 말이다.



    황 행장은 이 날 조회에서 '연체율 및 리스크 관리'를 세 번에 걸쳐 강조했다.

    황 행장 이후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을 이끌고 갈 인사들이 자칫 연체율 급등이라는 암초를 만날 수 있다는 말로 풀이된다.

    월례 조회 때마다 '솔개 정신' '장산곶 매' '몽골 기마병' 등 새로운 어록을 만들어 냈던 황 행장은 이날 마지막 조회 자리에서도 의미심장한 어구를 던졌다.

    황 행장이 "마지막으로 드리는 사자성어"라며 꺼낸 말은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본래 '처하는 곳마다 주인이 되면 당신이 있는 곳이 모두 진리가 된다'는 뜻이지만 황 행장은 "어떤 곳에 가서라도 프로와 주인이 되라는 뜻으로 해석하고 싶다"며 맺음말을 대신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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