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장 인선 구도가 다시 안개 속으로 흘러들고 있다.

당초 3파전으로 압축됐던 양상에서 최근 박해춘 LG카드 사장이 급부상하던 경쟁 구도가 이런 저런 이유로 인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으로 급변했다.

서울보증보험과 LG카드의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추진함으로써 경영 역량을 과시해 온 박해춘 사장은 재정경제부 고위 관리의 지원을 업고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박병원 우리금융그룹 회장 후보가 행장 인선에 목소리를 내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박 사장에게 유리하게 전개되는 듯하던 분위기에 변화가 감지됐다.

게다가 최고위층의 인사 검증 과정에서 "아무리 뛰어난 경영 능력을 갖췄더라도 리스크를 최우선해야 하는 은행 경영을 비은행 출신 경영자에게 맡기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제시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비은행 출신이 행장을 맡아 확장 위주로 은행 몸집 불리기 경쟁에 불을 지피면 전체 은행의 건전성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그렇다고 다른 후보들이 유리해진 것은 아니다.

이종휘 우리은행 수석 부행장과 최병길 금호생명 사장은 각각 옛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출신이어서 통합 운영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시각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

오는 21일 누가 최종 후보자로 선발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