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플위칭데이(선물·옵션 동시 만기일)가 8일로 다가오면서 증시에 우려감이 증폭되고 있다.

그동안 매달 만기일에 불안감이 고조됐던 게 사실이지만 이번 만기일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걱정은 어느 때보다 크다.

글로벌 증시가 동반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프로그램 매물이 연일 쏟아지며 주가 급락을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이 선물시장에서 공격적인 매도에 나서면서 시장 베이시스(선·현물 간 가격차)도 크게 악화됐다.

◆만기일 앞두고 커지는 불안감

5일 프로그램 매물은 2785억원의 순매도를 보였다.

프로그램 매물은 최근 사흘간 1조원가량 쏟아졌다.

이 같은 대규모 매물은 외국인이 선물시장에서 대거 '팔자'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날 외국인은 올 들어 가장 많은 1만937계약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매도 공세에 따른 선물 가격 하락→베이시스 악화→매수차익잔액 청산 욕구 고조→프로그램 매도 급증→현물시장 하락의 악순환을 낳고 있는 것이다.

이날 베이시스는 장중 한때 백워데이션(선물가격이 현물가격보다 낮은 상황)을 보이는 등 약세를 면치 못했다.

심상범 대우증권 연구원은 "매수차익잔액 청산 물량이 만기일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며 "증시 수급이 탄탄하지 않은 상황이어서 시장이 받는 충격은 상당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최장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1월 장 급락 당시 외국인은 선물시장에서 2만8000계약가량을 순매수했던 만큼 외국인의 추가 매도 여력은 여전히 높다"며 "매수차익잔액 청산 물량은 만기일까지 5000억원 정도 더 나올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인덱스펀드의 스위칭 물량이나 신규 매도차익거래(주식을 빌려서 팔고 선물을 매수하는 거래) 물량이 나오면서 시장을 더 악화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가능성이 크지 않지만 베이시스가 추가로 악화되면 청산 물량은 최대 2조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마녀 심술 피해갈 종목은

전문가들은 일단 만기일 충격에서 자유로운 중소형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파트장은 "프로그램 매매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중소형주가 대형주보다 유리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원·엔 환율 급등의 수혜를 볼 수 있는 중소형 정보기술(IT)주와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조선기자재주를 추천했다.

동양기전제이브이엠 제일저축은행 대현테크 아세아제지 등을 중소형 투자 유망 5선으로 꼽았다.

오태동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도 "이번 주 트리플위칭데이 전후로 예상되는 물량 부담 등을 감안해 1차적으로 주가가 상대적으로 싼 중소형주에 관심을 기울일 것"을 권했다.

고려아연 한화석유화학 삼성엔지니어링을 신규 편입하고 한솔제지 KT&G 한미약품 다음 NHN 등도 추천 포트폴리오로 들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