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삼성SDI에 대해 감사(監査)를 겸한 경영진단을 실시한다.

삼성그룹은 최근 몇 년간 경영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삼성SDI에 대한 정밀 경영진단에 착수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경영진단은 그룹 전략기획실 산하 전략지원팀(옛 감사팀) 주관으로 이뤄지며,기간은 짧게는 일주일,길게는 한 달여에 걸쳐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차원의 경영진단은 사업 부진을 겪거나 비리 혐의가 적발된 계열사를 대상으로 회계·재무·마케팅·관리 등 전 부문에 걸쳐 집중적으로 실시된다.

삼성그룹의 경영진단은 감사 결과 이행 여부를 그룹 차원에서 3년간 점검하고 결과에 따라서는 해당 계열사의 최고경영자도 경질되는 등 강도 높게 진행되는 것으로 유명하다.

실제 지난해에는 제일기획이 감사를 받아 4∼5명의 임원이 옷을 벗었으며,2004년 중국삼성은 그룹 감사를 받은 뒤 사장이 경질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그룹의 감사팀은 계열사들에게 '저승사자'로 불릴 정도다.

이번 삼성SDI에 대한 경영진단 목적은 일단 '사업 경쟁력 제고와 구조조정'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삼성그룹 안팎에서는 최근 2년간 계속된 실적 악화에 따른 종합진단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삼성SDI는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7.7% 감소한 1305억원,순이익은 전년 대비 62.2% 감소한 90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브라운관 실적이 하향 곡선을 그리는 데다 주력 사업인 PDP패널 부문도 가격 급락으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삼성SDI 감사 이후 삼성그룹이 LCD에 비해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PDP 사업을 재편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