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업계에서 3월은 성수기로 통한다.

남성이 여성에게 선물하는 날인 화이트데이와 입학 시즌이 겹쳐 있는 등 계절적인 요인 덕분에 화장품 매출이 크게 늘기 때문이다.

각종 기획상품 출시가 잇따르고 이벤트와 판촉행사 등도 가미된다.

여기에 갈수록 치열해지는 광고 마케팅 경쟁도 빼놓을 수 없다.

더구나 올해는 많은 업체가 모델을 교체, 새로운 내용의 광고를 집행하고 있어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펼쳐질 전망이다.

한국광고주협회가 최근 4대 매체 기준 300대 광고주를 대상으로 2007년 광고경기실사지수(ASI)를 조사한 결과 패션·화장품 업종의 ASI 전망치가 127.1로 전체 평균 ASI(109.6)를 훨씬 웃돌았다.

다른 분야에 비해 광고 열기가 그만큼 뜨거울 것이란 예상을 뒷받침하는 조사 결과다.

ASI가 100 이상이면 광고경기가 직전 기간에 비해 좋아질 것으로 여기는 광고주가 그 반대의 경우보다 많다는 의미다.

아모레퍼시픽은 '헤라'에 탤런트 김태희, '라네즈 옴므'에 영화배우 조인성 등 톱 클래스 모델들을 새롭게 투입하고 광고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LG생활건강 '오휘'를 떠나 경쟁 브랜드인 헤라로 옮겨 온 김태희는 올초부터 본격적으로 모델 활동을 시작했다.

고혹적인 이미지의 TV CF로 새로운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기존 김태희의 지적이고 청순한 이미지를 감각적이고 섹시하게 변화시킨 '재즈 바의 헤라'편은 15초의 광고 이후 뒷얘기를 짐짓 감추는 티저 기법을 사용해 네티즌들의 궁금증을 유발하는 데 성공했다.

100초짜리 풀 버전 동영상은 고풍스러운 대저택에 살던 여주인공(김태희)이 도시로 은밀한 외출을 한다는 내용이다.

이 영상은 온라인 홈페이지(cinema.hera.co.kr)를 통해 공개된 지 1주일 만에 100만명 이상이 보는 등 호응이 컸다.

한편 수분 화장품으로 유명한 라네즈의 남성 라인 '라네즈 옴므(laneige homme)'는 광고 모델로 조인성을 새롭게 맞아들여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김태희를 경쟁사에 내 준 LG생활건강은 아모레퍼시픽 '아이오페' 모델로 활동하던 탤런트 이영애를 내세워 스타 마케팅에 맞불을 놓고 있다.

LG생건은 이영애를 최고급 한방브랜드 '더 히스토리 오브 후'의 모델로 삼아 국내 및 아시아 지역 고급 화장품 시장에 대한 공략을 강화하기로 했다.

LG생건은 또 여성화장품 브랜드인 오휘에 남성 라인 '오휘 포맨'을 추가하면서 기존 오휘 모델인 손예진 김아중과 함께 한류 스타 비를 더해 '스리 톱' 체제를 가동하기도 했다.

남성화장품 오휘 포맨 광고에 비와 김아중을 함께 출연시켜 애틋하게 사랑하는 모습을 연출함으로써 '오휘 연인'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영화배우 김남주가 코리아나화장품 자인의 모델로 컴백한 것도 눈길을 끈다.

LG생활건강 '라끄베르'의 모델로 화장품 광고계를 주름잡던 김남주가 한껏 성숙해진 자태를 뽐내며 광고계의 꽃으로 돌아온 것.코리아나화장품은 지난달 한방 화장품 '프리미엄 자인'의 출시와 더불어 김남주를 광고모델로 한 TV CF를 방영하고 있다.

김남주는 2005년 결혼 뒤 연기 활동을 잠시 쉬는 동안에도 '올리비아로렌''대우 푸르지오''지펠' 등 여러 종류의 상품 광고에 겹치기 출연하며 광고 스타로는 명성을 꾸준히 유지해왔다.

최근에는 영화 '그놈 목소리'로 오랜만에 스크린에 컴백해 큰 인기를 누렸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