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처음 내놓은 '인력실태 조사결과'는 고용구조가 생각보다 탄탄치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국제노동기구(ILO) 기준을 사용한 공식 실업률은 지난해 3.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상당히 양호한 수준이지만,15세 이상 인구 가운데 1년 내내 안정적인 취업을 유지한 사람은 46%에 그쳤다.

또 취업한 경험이 없거나,취업했다 하더라도 그 기간이 6개월 미만인 단기 취업자 비중이 전체의 40%를 웃돌았다.

특히 구직난은 청년층에서 심각했으며 자영업 구조조정에 따라 영세 자영업자가 단순노무직으로 바뀌는 경우가 많았다.

◆새 통계 뭐가 다른가

통계청은 매월 '고용동향'을 발표해 오고 있다.

이는 조사시점의 1주일간 경제활동 상태에 따라 15세 이상 인구를 취업자 실업자 비경제활동인구로 구분해 살펴보는 것이다.

하지만 주간단위 조사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통계청은 경제활동 파악기간을 1년으로 늘린 이번 통계를 새롭게 만들었다.

조사항목은 25개이며 이 중 연간 취업 여부와 직장이동 등은 새로운 항목들이다.

'인력실태 조사'엔 새로운 개념들이 사용됐다.

평소 취업자,평소 구직자,평소 비경제활동인구 등이 대표적이다.

통계청은 평소 취업자에 대해 '1년간 취업기간과 구직기간의 합이 6개월 이상인 사람 중 취업기간이 구직기간보다 긴 사람'으로 정의했다.

기존 통계에서 취업자가 '1주일에 1시간 이상 일한 사람'의 뜻으로 쓰인 것과 비교하면 평상시 취업상태를 더 잘 반영한다는 평가다.

평소 구직자는 1년간 취업기간과 구직기간의 합이 6개월 이상인 사람 가운데 구직기간이 취업기간보다 긴 사람,평소 비경제활동인구는 1년간 취업기간과 구직기간의 합이 6개월 미만인 사람을 지칭한다.

◆고용 불안한 가운데 청년층은 심각

15세 이상 인구(3844만8000명) 가운데 평소 취업자는 60.3%,평소 구직자는 3.4%,평소 비경제활동인구는 36.3%였다.

취업기간별로 보면 안정적인 고용을 뜻하는 12개월 취업이 46%에 그쳤다.

9~11개월 취업은 7.9%,6~8개월 취업은 5.5%였다.

3~5개월 취업은 4.6%,2개월 미만 3.2%,취업경험 없는 사람이 32.8%였다.

결국 10명 중 4명 이상이 비취업자이거나 6개월 미만 단기 취업자인 셈이다.

평소 취업자 중 월평균 소득이 200만원 미만인 사람이 전체의 70%를 웃돌았다. 100만원 미만이 33.8%,100만~200만원이 37.1%였다.

학력별로 봤을 땐 고졸,대졸,초등학교 이하,중졸 등의 순으로 취업자 비중이 높았다.

근속기간으론 1년 미만 15.8%,1~3년 25.3%,3~5년 12.6%,5~10년 16.7%,10년 이상 29.6% 등이었다.

취업자 2명 중 한 명 이상이 근속기간 5년 미만이란 얘기다.

평소 구직자 중 절반 이상이 청년층에 몰려 있어 청년 실업의 심각성을 나타냈다.

20대가 30.2%,30대가 24.9%였다.

평소 비경제활동인구는 15세 이상 인구의 36.3%(1397만6000명)였으며 이 중 여성이 946만9000명으로 68%를 차지했다.

◆자영업자 노무직으로 전직 많아

지난 1년간 전출에 비해 전입이 많은 산업은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 전기 운수 통신 금융업 등이었다.

전입에 비해 전출이 많은 산업은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건설업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영업의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고 건설업 경기가 부진하면서 일자리가 많이 줄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직업별로 봤을 때 전입이 가장 많은 부문이 단순노무직이었으며 서비스판매 종사자로부터 가장 많이 옮겨왔다.

전직사유는 근로여건 불만족이나 적성부적합이 42.9%로 가장 많았으며 경영악화 또는 정리해고(19.9%),임시적인 일 종료(14.2%) 등이 뒤를 이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