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소프트웨어가 콘텐츠 측면에서 가치가 있는 것은 확실합니다.

하지만 산업적으로 보면 공개SW는 전유SW의 대안이 될 수가 없지요.

특허권 등 지식재산권은 산업과 사회발전의 핵심동력입니다."

리눅스 등 공개SW 진영에 맞서 윈도와 같은 전유SW의 저작권을 보호하는 데 힘을 쏟고 있는 김규성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SPC) 상근부회장의 말이다.

전유SW는 마이크로소프트,어도비시스템즈,오토데스크 등에서 제공하는 SW가 대표적이며 특허권을 배타적으로 주장할 수 있는 SW를 말한다.

리눅스 등 공개SW는 그 반대다.

김 부회장은 건축과 법학,SW분야를 넘나드는 식견을 갖고 있다.

학부 때는 건축공학을 전공하고 졸업 후에 건축관련사업에 종사했지만 1990년대 중반 SW분야쪽으로 급선회했다.

이후 저작권 보호에 뜻을 두면서 법학석사를 따고 현재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아파트 중심의 천편일률적인 한국 건축문화를 바꿔보려 조그만 기업체,연구소를 전전하면서 애를 많이 썼습니다.

지방에 내려가서 직접 제 손으로 건축했을 정도니까요.

SW를 접하게 된 것도 캐드(CAD)라고 하는 건축에 필수적인 SW를 통해서였습니다."

지인 변호사의 소개로 모 법무법인에서 일하게 된 김 부회장은 1997년부터 마이크로소프트(MS)사와 함께 지식재산권 등의 문제를 논의하게 된다.

1990년대 중반 윈도의 본격적인 등장과 함께 SW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지식재산권 등에 대한 관심 역시 커졌기 때문이다.

그는 한때 인터넷 법률사이트로 인기를 끌었던 오세오닷컴의 감사를 맡아 일하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법적 지식에 갈증을 느껴 법학공부를 하기로 결심했다.

"SW 업체들의 권리를 도모하자는 SPC에서 스카우트 요청이 계속 들어왔습니다.

평소에 SW에 대한 관심과 함께 나름대로 법률서비스를 하고 있어서 제가 적임자란 생각을 했나 봅니다."

1993년 '소프트웨어저작권보호위원회'라는 이름으로 출범한 이 단체는 당시만 해도 참여사가 30여개에 지나지 않았지만 현재는 MS,어도비 등 글로벌 업체와 한글과컴퓨터,안철수연구소 등을 포함해 120여개의 회원사가 참여하고 있다.

여기는 김 부회장이 참여한 2000년 5월부터 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라고 단체명을 변경했다.

김 부회장은 SW산업을 육성하는 데 특허권 보호활동 역시 일조한다는 생각이다.

"MS 플랫폼 독점의 폐해도 분명 있지만 그보다 MS 플랫폼 위에서 잘 돌아갈 수 있는 SW를 개발하는 것도 결국 SW업체들의 몫이라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MS도 보다 개방적이어야 하고 SW업체들도 지식재산권을 바탕으로 다양한 형태의 제품 개발에 몰두할 수 있어야 하는 풍토가 조성돼야 합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