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 인터뷰] 김송웅 수출보험공사 사장 "수출中企 환율 고통 덜어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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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한국호(號)에 비상등이 켜졌다.
지난달 수출은 282억달러로 작년 11월(307억달러) 이후 12월(292억달러)에 이어 두 달 연속 감소세다.
반면 수입은 가파르게 늘어 지난달 무역 흑자는 고작 2억달러에 그쳤다.
2월엔 설 연휴가 끼어 있어 1월보다 더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 한 해 한국 경제를 짓눌렀던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의 고공행진 현상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환율이 급락(원고)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원·달러 환율은 내리막길인데 엔·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원·엔 환율이 760원대까지 떨어졌다.
이 때문에 수출은 최근 4년 연속 두자릿수 증가율을 이어왔지만 올해는 한자릿수 증가에 머물지 모른다는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다.
김송웅 수출보험공사 사장은 "수출 기업들이 겪고 있는 삼중고 가운데 적어도 환율 고통만큼은 덜 수 있도록 공사가 책임 지고 뛰겠다"고 밝혔다.
김 사장이 이처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환변동 보험'이란 든든한 무기를 지니고 있어서다.
이 상품은 기업이 약간의 수수료만 내면 환율 변동에 따른 손실을 공사가 보전해 주는 것이 핵심이다.
그는 특히 "수출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사실상 무제한으로 환변동 보험을 공급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다 환율이 올라도 기업체가 이익을 볼 수 있는 '옵션형' 환변동 보험도 새롭게 만들어 냈다.
김 사장은 이와 함께 해외자원개발펀드 보험을 통해 외국의 유전이나 가스전을 확보하는 데 보탬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창립 15주년을 제2도약의 계기로 삼아 세계 최고의 수출보험 전문기관으로 커 가는 주춧돌을 놓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수출보험공사가 많이 알려지긴 했지만 아직도 수출입은행 등에 비해 생소하다는 기업인들이 일부 있습니다.
"그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저와 임직원들은 각오를 새롭게 다집니다.
노력이 부족했다고 생각합니다.
수출보험공사와 수출입은행의 차이는 보험과 대출의 차이라고 이해하면 쉽습니다.
수출입은행은 선박 금융이나 중·장기연불 금융 등의 상품으로 대출해 주는 것이며 수출보험공사는 수출 보험과 환변동 보험 등으로 수출 대금을 제대로 받지 못할 위험과 환율 등락에 따른 리스크를 없애 주고 있습니다.
이 밖에 시중 은행들은 수출환어음 할인(이른바 네고)을 통해 수출 기업에 자금을 공급해 주고 있죠."
-수출 기업의 환율 고통만큼은 책임 지겠다고 말씀하셨는데 비책이 있습니까.
"비책이라고까지 말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확실한 대책을 갖고 있습니다.
환변동 보험입니다.
이 상품은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면 이에 따른 손실을 공사가 전액 물어 주는 것이 특징입니다.
지난해 환변동보험 취급액이 16조3000억원인데 올해는 18조원까지 확대할 생각입니다.
특히 중소기업에 대해선 싼 가격에 사실상 무제한으로 가입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이 이 상품에 가입할 때 내야 하는 수수료는 시중 은행을 이용하는 것에 비해 20분의 1에 불과합니다."
-중소기업의 환변동보험 수수료를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예를 들어 6개월 뒤 10만달러의 수출 대금을 받을 게 있다고 칩시다.
시중 은행의 선물환 상품을 통해 환헤징(환율하락 위험회피)에 나선다면 증거금 5~6%와 수수료 0.2~0.3%를 내야 합니다.
단순히 1억원이라고 치면 수수료만 20만~30만원에 이르지요.
그렇지만 공사는 증거금이 없고 수수료율도 0.015%밖에 안 됩니다.
돈으로는 1만5000원이죠.이보다도 시중 은행은 신용도에 따라 차등을 두는데 공사는 중소기업을 더 환영한다는 데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봅니다."
-올해 역점 사업인 옵션형 환변동 보험은 어떤 상품입니까.
"기존 환변동 보험은 원·달러 환율이 내려갈 때는 업체가 도움을 받지만 반대로 환율이 올라갈 때는 업체가 이익을 공사에 반환토록 돼 있습니다.
이 대목이 수출 업체들의 불만이었습니다.
옵션형은 환율이 올라가더라도 환수하는 이익을 최소화하는 구조입니다.
물론 환율이 떨어질 때는 당연히 손실을 보전해 줍니다.
다만 수수료는 어쩔 수 없이 기존 상품에 비해 약간 비싸게 책정했습니다.
옵션형은 1월1일 내놨으며 설 연휴 때까지 4500만달러가 팔렸지요.
인기몰이 중이지요."
-올해 다른 주요 중점 추진 과제들로는 어떤 게 있습니까.
"우선 해외에서 유전 가스전 등 에너지를 확보하는 데 일조할 생각입니다.
이를 위해 해외자원개발펀드 보험을 만들었습니다.
구조는 환변동 보험과 비슷합니다.
유전 펀드 등이 약간의 수수료를 내면 투자한 돈 중 회수하지 못한 금액을 공사가 보전해 주는 것입니다.
최근 1호 유전펀드의 1억달러어치를 보험으로 인수했습니다.
광물 펀드가 나오면 마찬가지로 인수할 예정입니다.
중동 등 해외 플랜트 수주를 지원하기 위한 상품인 해외사업금융 보험도 만들었습니다.
현재 기업체들과 협의를 진행 중입니다."
-올해 경영 방침과 경영혁신 방향은 무엇입니까.
"올해 경영 화두는 '선도 경영'으로 정했습니다.
국민 경제를 선도해 나간다는 의미입니다.
앞서 말씀 드린 수출보험 환변동보험 해외자원개발펀드보험 해외사업금융보험 등을 통해 수출과 해외 투자 확대를 적극 도모할 생각입니다.
경영 혁신은 뭔가 새로운 구호를 정하기보다는 혁신을 상시적으로 추진하는 구조를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고객 중심으로 프로세스를 항상 새롭게 고치고,언제나 청렴하고 공평무사하게 업무 처리를 해 나가며,공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늘 다해 나가는 것,이런 게 혁신 아니겠습니까.
올해가 창립 15주년인데 이렇게 해 나가면 아시아 최고 수출보험 기관에서 세계 최고가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최근 흑자를 많이 내셨다면서요.
"2005년 703억원,작년에 120억원가량의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흑자로 돌아선 것이 공교롭게도 제가 사장을 맡은 2004년부터네요.
공기업이 흑자를 내니까 일각에선 수수료를 너무 많이 받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하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수수료 수입은 연간 1000억원 안팎으로 비슷합니다.
대신 과거 사고가 생겨서 받지 못할 돈으로 쳤던 것들이 최근 회수가 잘 되고 있습니다.
직원들이 열심히 뛴 결과라고 봅니다.
예컨대 대우건설이 시공한 파키스탄의 도로 공사가 부도 났다가 회생해 앞으로 20년 동안 연간 100억원씩 공사비를 받게 됩니다."
-오는 5월4일 임기 만료되는데 연임 계획을 갖고 있습니까.
"허허….저는 취임하면서부터 임기에 연연해 본 적이 없습니다.
맡은 바 소임을 다한다는 자세로 앞으로도 일할 것입니다.
만약 기회가 더 주어진다면 경영 혁신의 고삐를 당기고 수출 중소기업 지원을 보다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글=박준동·사진=양윤모 기자 jdpower@hankyung.com
지난달 수출은 282억달러로 작년 11월(307억달러) 이후 12월(292억달러)에 이어 두 달 연속 감소세다.
반면 수입은 가파르게 늘어 지난달 무역 흑자는 고작 2억달러에 그쳤다.
2월엔 설 연휴가 끼어 있어 1월보다 더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 한 해 한국 경제를 짓눌렀던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의 고공행진 현상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환율이 급락(원고)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원·달러 환율은 내리막길인데 엔·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원·엔 환율이 760원대까지 떨어졌다.
이 때문에 수출은 최근 4년 연속 두자릿수 증가율을 이어왔지만 올해는 한자릿수 증가에 머물지 모른다는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다.
김송웅 수출보험공사 사장은 "수출 기업들이 겪고 있는 삼중고 가운데 적어도 환율 고통만큼은 덜 수 있도록 공사가 책임 지고 뛰겠다"고 밝혔다.
김 사장이 이처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환변동 보험'이란 든든한 무기를 지니고 있어서다.
이 상품은 기업이 약간의 수수료만 내면 환율 변동에 따른 손실을 공사가 보전해 주는 것이 핵심이다.
그는 특히 "수출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사실상 무제한으로 환변동 보험을 공급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다 환율이 올라도 기업체가 이익을 볼 수 있는 '옵션형' 환변동 보험도 새롭게 만들어 냈다.
김 사장은 이와 함께 해외자원개발펀드 보험을 통해 외국의 유전이나 가스전을 확보하는 데 보탬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창립 15주년을 제2도약의 계기로 삼아 세계 최고의 수출보험 전문기관으로 커 가는 주춧돌을 놓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수출보험공사가 많이 알려지긴 했지만 아직도 수출입은행 등에 비해 생소하다는 기업인들이 일부 있습니다.
"그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저와 임직원들은 각오를 새롭게 다집니다.
노력이 부족했다고 생각합니다.
수출보험공사와 수출입은행의 차이는 보험과 대출의 차이라고 이해하면 쉽습니다.
수출입은행은 선박 금융이나 중·장기연불 금융 등의 상품으로 대출해 주는 것이며 수출보험공사는 수출 보험과 환변동 보험 등으로 수출 대금을 제대로 받지 못할 위험과 환율 등락에 따른 리스크를 없애 주고 있습니다.
이 밖에 시중 은행들은 수출환어음 할인(이른바 네고)을 통해 수출 기업에 자금을 공급해 주고 있죠."
-수출 기업의 환율 고통만큼은 책임 지겠다고 말씀하셨는데 비책이 있습니까.
"비책이라고까지 말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확실한 대책을 갖고 있습니다.
환변동 보험입니다.
이 상품은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면 이에 따른 손실을 공사가 전액 물어 주는 것이 특징입니다.
지난해 환변동보험 취급액이 16조3000억원인데 올해는 18조원까지 확대할 생각입니다.
특히 중소기업에 대해선 싼 가격에 사실상 무제한으로 가입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이 이 상품에 가입할 때 내야 하는 수수료는 시중 은행을 이용하는 것에 비해 20분의 1에 불과합니다."
-중소기업의 환변동보험 수수료를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예를 들어 6개월 뒤 10만달러의 수출 대금을 받을 게 있다고 칩시다.
시중 은행의 선물환 상품을 통해 환헤징(환율하락 위험회피)에 나선다면 증거금 5~6%와 수수료 0.2~0.3%를 내야 합니다.
단순히 1억원이라고 치면 수수료만 20만~30만원에 이르지요.
그렇지만 공사는 증거금이 없고 수수료율도 0.015%밖에 안 됩니다.
돈으로는 1만5000원이죠.이보다도 시중 은행은 신용도에 따라 차등을 두는데 공사는 중소기업을 더 환영한다는 데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봅니다."
-올해 역점 사업인 옵션형 환변동 보험은 어떤 상품입니까.
"기존 환변동 보험은 원·달러 환율이 내려갈 때는 업체가 도움을 받지만 반대로 환율이 올라갈 때는 업체가 이익을 공사에 반환토록 돼 있습니다.
이 대목이 수출 업체들의 불만이었습니다.
옵션형은 환율이 올라가더라도 환수하는 이익을 최소화하는 구조입니다.
물론 환율이 떨어질 때는 당연히 손실을 보전해 줍니다.
다만 수수료는 어쩔 수 없이 기존 상품에 비해 약간 비싸게 책정했습니다.
옵션형은 1월1일 내놨으며 설 연휴 때까지 4500만달러가 팔렸지요.
인기몰이 중이지요."
-올해 다른 주요 중점 추진 과제들로는 어떤 게 있습니까.
"우선 해외에서 유전 가스전 등 에너지를 확보하는 데 일조할 생각입니다.
이를 위해 해외자원개발펀드 보험을 만들었습니다.
구조는 환변동 보험과 비슷합니다.
유전 펀드 등이 약간의 수수료를 내면 투자한 돈 중 회수하지 못한 금액을 공사가 보전해 주는 것입니다.
최근 1호 유전펀드의 1억달러어치를 보험으로 인수했습니다.
광물 펀드가 나오면 마찬가지로 인수할 예정입니다.
중동 등 해외 플랜트 수주를 지원하기 위한 상품인 해외사업금융 보험도 만들었습니다.
현재 기업체들과 협의를 진행 중입니다."
-올해 경영 방침과 경영혁신 방향은 무엇입니까.
"올해 경영 화두는 '선도 경영'으로 정했습니다.
국민 경제를 선도해 나간다는 의미입니다.
앞서 말씀 드린 수출보험 환변동보험 해외자원개발펀드보험 해외사업금융보험 등을 통해 수출과 해외 투자 확대를 적극 도모할 생각입니다.
경영 혁신은 뭔가 새로운 구호를 정하기보다는 혁신을 상시적으로 추진하는 구조를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고객 중심으로 프로세스를 항상 새롭게 고치고,언제나 청렴하고 공평무사하게 업무 처리를 해 나가며,공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늘 다해 나가는 것,이런 게 혁신 아니겠습니까.
올해가 창립 15주년인데 이렇게 해 나가면 아시아 최고 수출보험 기관에서 세계 최고가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최근 흑자를 많이 내셨다면서요.
"2005년 703억원,작년에 120억원가량의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흑자로 돌아선 것이 공교롭게도 제가 사장을 맡은 2004년부터네요.
공기업이 흑자를 내니까 일각에선 수수료를 너무 많이 받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하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수수료 수입은 연간 1000억원 안팎으로 비슷합니다.
대신 과거 사고가 생겨서 받지 못할 돈으로 쳤던 것들이 최근 회수가 잘 되고 있습니다.
직원들이 열심히 뛴 결과라고 봅니다.
예컨대 대우건설이 시공한 파키스탄의 도로 공사가 부도 났다가 회생해 앞으로 20년 동안 연간 100억원씩 공사비를 받게 됩니다."
-오는 5월4일 임기 만료되는데 연임 계획을 갖고 있습니까.
"허허….저는 취임하면서부터 임기에 연연해 본 적이 없습니다.
맡은 바 소임을 다한다는 자세로 앞으로도 일할 것입니다.
만약 기회가 더 주어진다면 경영 혁신의 고삐를 당기고 수출 중소기업 지원을 보다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글=박준동·사진=양윤모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