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은 참여정부의 지난 4년에 대해 극명하게 엇갈린 평가를 내리면서도, 남은 1년은 국정과 민생에 전념해 줄 것을 한 목소리로 요구했다.

범여권은 참여정부가 권위주의를 극복하고 사회 전 분야에 걸친 체질 개선을 이뤄냈다고 긍정 평가한 반면 한나라당을 비롯한 야당은 참여정부 출범 이후 국정운영 실패를 질타해 선명한 대비를 보였다.

열린우리당 최재성(崔宰誠) 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사회의 구조적인 시스템을 선진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평가하며, 분권과 시스템에 의한 업무추진, 투명한 사회, 권위주의적 문화 청산 등에서는 충분한 노력을 경주해 왔다"면서 "남북문제와 부동산 문제에 대한 강력한 드라이브, 경제체질 개선 노력도 긍정적으로 작동했다"고 평가했다.

최 대변인은 이어 "참여정부는 남은 기간에 국정과제나 개혁에 대한 원칙적 입장을 유지하되, 사회 통합에 노력하고 정권말기의 지나친 정치적 행보나 정치권에 대한 지나친 개입은 잘 극복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통합신당 추진 의원모임 양형일(梁亨一) 대변인은 "권력의 탈정치화를 통한 민주주의 정착과 언론자유 신장, 지역균형발전, 6자회담의 성공적 타결 등 긍정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많은 업적을 남겼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 양극화와 부동산 정책 등에서 미진했고 국민 정서에 다가가지 못해 문제를 낳은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민생정치준비모임 김태홍(金泰弘) 대표는 "참여정부는 정치적 발상만 갖지 말고, 남북관계 개선과 민생경제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면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서민가슴에 불을 질러놓을 언행은 삼가고 국민으로부터 존경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반면 한나라당 황우여(黃祐呂) 사무총장은 "분열과 혼돈을 극복하지 못한 채 지난 4년을 보냈다"면서 "참여정부는 지금도 새로운 개혁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는데, 이것이 다시 분열과 혼돈의 마지막 회오리로 몰아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나경원(羅卿瑗) 대변인 역시 "국민은 아랑곳없이 편가르기와 자기 세력 결집에만 힘쓴 4년이었다"면서 "그러고도 반성의 기색은 없이 각종 수치의 조작으로 일관하며, 국민은 먹고살기 어렵다는데도 그것이 아니라는 강변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나 대변인은 이어 "남은 임기 동안 민생에 힘쓰고 경제를 살려서 먹고 살 수 있게 해 달라는 것이 모든 국민의 주문"이라며 임기말 정치 문제에 개입하기 보다 국정운영에 힘써 줄 것을 당부했다.

민주당 이상열(李相烈) 대변인은 "지방선거와 여러차례 재.보궐 선거를 통해 참여정부에 대한 국민의 평가는 이미 드러났다"면서 "현재 중도개혁 세력이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지 못하고 지리멸렬한 원인과 책임은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에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변인은 "남은 임기동안 대통령은 정치적인 문제에 개입하지 말고,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발언은 자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민주노동당 박용진(朴用鎭) 대변인은 "지난 4년간 참여정부는 자신을 백조로 착각하는 오리처럼 정체성은 진보에서 찾고 행동은 보수적.신자유주의적으로 했다"며 "이 같은 정체성의 상실에다 정치력 부재, 정책 불안정까지 겹치면서 개혁 배신과 국정 실패라는 결과를 낳았다"고 혹평했다.

박 대변인은 "남은 1년은 남 탓만 하는 대신 잘못된 것은 과오를 인정하고 바로잡을 줄 알아야 한다"며 "졸속적인 한.미FTA(자유무역협정) 협상을 즉각 중단하고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중심당 이규진(李揆振) 대변인은 "노 대통령이 취임 초기 내건 `국민이 대통령입니다'라는 슬로건과는 정반대로 국가를 이끌었다"면서 "지지기반이었던 서민들의 삶은 더욱 어려워졌고, 양극화는 더욱 심화됐다.

국민들에게 약속했던 개혁은 제대로 하지 못하고 지역.계층간 분열만 조장했다"고 비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윤섭 김경희 기자 jamin74@yna.co.krkyung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