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비가 ℓ당 23.2㎞에 달한다는 혼다의 시빅 하이브리드(휘발유·전기 혼용차)를 타는 느낌은 색달랐다.

우선 계기반부터 달랐다.

타코미터(회전속도계) 왼쪽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작동상황을 알려주는 바가 위치하고 오른쪽에 변속기 표시가 자리잡았다.

배터리 충전 상태와 모터가 엔진을 어시스트 하는지 또는 충전을 하는지 표시해준다.

시동을 걸고 가속페달을 밟자 조용하면서 부드럽게 미끄러진다.

가솔린 차량에 비해 폭발적으로 치고 나가는 순발력은 다소 떨어졌지만 1339cc 엔진이 장착된 차량치고는 힘이 넘쳐보였다.

이 엔진은 직렬 4기통 SOHC i-VTEC으로 최고 94마력(6000rpm)과 최대토크 12.3kgm(4500rpm)을 발휘한다.

여기에 최고출력 20마력,최대토크 10.5kgm을 내는 모터가 엔진을 보조한다.

차량의 무게를 줄인 것도 주행 성능 향상에 기여했다.

2000cc급 가솔린 시빅 모델이 1330㎏인데 비해 시빅 하이브리드 모델은 1305㎏이다.

기존 내연기관 엔진에 모터를 추가 탑재하면서 생기는 중량 증가를 막기 위해 모터를 소형으로 만들어 경랑화했다.

무단 변속기를 장착한 점도 연비 향상의 요인.시빅 하이브리드에는 전자제어식 자동 무단 변속기(멀티매틱S)가 채택됐다.

이 변속기가 동력 효율성을 높이고 변속할 때와 주행 중 차량의 미끄러짐을 방지한다.

차가 멈추면 엔진 시동이 꺼지고 'Auto stop' 표시에 불이 들어온다.

처음엔 어색했지만 시간이 가자 점차 익숙해졌다.

정차하면 무조건 시동이 꺼지는 것은 아니고 하이브리드시스템인 IMA(Integrated Motor Assist)가 판단해 자동 조절한다.

혼다의 IMA 시스템은 엔진이 중심이 되고 모터가 엔진을 보조하는 방식이다.

저속에서는 모터만으로 주행하고 고속에서 엔진과 모터가 동시에 작동하는 도요타의 하이브리드 방식과는 다르다.

혼다코리아 측은 혼다는 가솔린 자동차에 모터와 배터리만 추가하는 심플한 방식을 채택해 시스템 경량화를 실현했고 이를 통해 주행성능과 연비를 동시에 개선시켰다고 설명했다.

시빅 하이브리드는 이달 말께 시판될 예정이며 판매가는 3390만원이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