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의 '싸이보그지만 괜찮아'가 제57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특별상인 알프레드 바우어상을 수상했다.

박찬욱 감독은 18일 베를리날레 팔라스트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이 영광을 아내와 함께 나누고 싶다"며 "아내가 주변 사람들에게 이제 '내 남편은 영화감독이지만 괜찮아'라고 말했으면 좋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 영화에서 자신을 사이보그라고 생각하는 정신병 환자에 대해 다른 정신병 환자가 "그래도 괜찮아!"라며 위로하는 모습을 보여주려 했다고 덧붙였다.

알프레드 바우어상은 독일 표현주의 영화 기법을 정착시킨 촬영감독의 이름을 딴 상으로 베를린영화제 8대 본상 중의 하나다.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는 이 영화제 시사회와 기자회견에서 각국 기자와 평론가들의 높은 관심을 불러일으켜 일찌감치 수상 가능성이 점쳐져 왔다.

현지 일간지 디 벨트는 베를린영화제 특집판에서 이 영화의 한 장면을 두개 면에 걸쳐 대형 사진으로 게재하고 박 감독이 2001년 '공동경비구역 JSA'를 이 영화제 경쟁부문에 출품했고 2004년에는 칸 영화제에서 '올드 보이'로 심사위원 대상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한국은 1961년 강대진 감독의 '마부'가 은곰상을 수상한 이래 베를린영화제에서만 9편의 수상작을 배출했다.

한편 영예의 금곰상은 중국 왕쿠아난 감독의 '투야의 결혼'이 차지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