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이 급격한 조정을 맞거나 정치적인 문제가 불거지지 않는다면 코스피지수는 2~3년 내에 무난히 2000대로 진입할 겁니다.

올해는 하반기로 갈수록 주가가 올라가는 장이 예상됩니다."

진형준 흥국투자신탁운용 대표(45)는 우리 금융시장이 선진시장으로 진입하는 초기 단계에 있기 때문에 과거 미국이나 일본의 사례처럼 시중자금이 증시로 이동하며 주가가 오르는 과정이 이어질 것으로 진단했다.

가계 금융자산 중 직간접적으로 주식에 투자된 비중은 9%로 미국(53%) 영국(49%) 등에 비해 크게 낮다는 지적이다.

진 대표는 은행(BTC UBS) 보험(흥국생명) 등을 거친 뒤 연초부터 흥국투신운용 대표를 맡는 등 다양한 금융시장 경험을 갖고 있다.

업무도 파생 외환 채권 주식 등을 두루 섭렵한 까닭에 균형감각이 뛰어나다는 평을 듣는다.

연기금 등 주요 기관이 주식 투자를 확대하고 있고,사모투자회사(PEF)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주식 수요가 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았다.

특히 파생상품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해 헤지 요구가 증가하는 등 주식 매수 요인이 다양해진 게 주가의 변동성을 크게 낮췄다고 진단했다.

북핵위기가 해결의 가닥을 잡으면서 지정학적 위험이 줄어든 점도 호재로 거론했다.

최근 이머징마켓의 동반 조정 조짐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주가 하락과 달리 경제성장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해결해 줄 문제"라는 설명이다.

"만약 신흥증시가 큰 조정을 맞더라도 선진국의 경기 회복세가 탄탄하기 때문에 악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은 인플레이션 우려가 줄며 완만한 성장세가 예상되고,일본과 유럽에서도 기업 실적 개선이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중국 경제의 불안정성을 우려하는 일부 견해에 대해서도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몇 년간 중국을 관찰해 온 결과 정부 지도자들이 문제점을 잘 파악하고 있는 데다,대응조치도 치밀하게 준비하고 있다는 생각을 굳혔다"고 말했다.

외환 딜러로 출발한 진 대표는 환율 움직임도 불리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년 동안 원화 강세로 고생했지만 미국 일본 등의 경제가 탄탄하기 때문에 추가 강세는 어렵다"며 "이에 따라 외국인 매매 행태에서도 '쏠림'현상이 약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증시나 경제의 위협 요인을 꼽아달라고 주문하자 "정치 경제 사회 등의 전반적인 시스템이 아직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원화 강세 때문에 1인당 소득이 2만달러에 육박하고 있지만 시스템이 못 따라가 경제에 부담이 되고 있다"며 "시장에 대한 이해를 높여가면서 2만달러에 걸맞은 정치 경제 사회시스템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잘 되는 기업은 계속 잘 되고 안 되는 기업은 도태되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돼 대형주 선호도가 높아질 것"이라며 "우량 종목 위주의 접근이 투자수익률을 높여줄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 "개인은 제한된 정보 탓에 단기 파동에 휘둘리는 경향이 있다"며 "단기 사이클을 무시하고 우량주에 장기 투자하는 게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 진형준 흥국투자신탁운용 대표 >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