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연예인이 유상증자에 참여한다고 밝힌 엔터테인먼트 업체의 상당수가 공수표를 남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청약이나 주금 납입이 이뤄지는 경우가 드물어 소속 연예인을 앞세운 주가 띄우기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7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팝콘필름 세고엔터테인먼트 등 소속 연예인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한 업체가 잇따르고 있다.

유명 연예인의 증자 참여소식에 팝콘필름의 경우 최근 6일 동안 주가가 96% 급등세를 보이는 등 유명 연예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하지만 해당 연예인이 실제 청약을 통해 주금을 납입하는 사례가 드문 만큼 개인투자자들의 추격매수는 위험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파로스이앤아이의 경우 지난해 12월 소속 연예인인 길용우 심양홍 등이 참여하는 27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다.

주가는 발표 다음 날 12.12% 급등했다.

하지만 실제 청약에는 단 한명도 참여하지 않았다.

결국 이회사는 물량을 소폭 줄여 동일인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다시 실시하는 해프닝을 빚었다.

이에 앞서 팬텀엔터테인먼트도 지난해 6월 임창정 김제동 유승범 등 5명의 소속연예인이 참여하는 37억원(40만8498주)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공시했다.

하지만 청약 결과 단 한명의 해당 연예인도 신청하지 않는 '황당한' 결과를 보였다.

청약률도 0.12%로 사실상 유상증자에 실패했다.

지난달 천정명 박철 등의 유상증자 참여를 공시한 세고엔터테인먼트도 실제 주금 납입이 없는 현물출자방식이어서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이들은 세고가 최근 인수한 J&H필름 소속으로 보유 중인 주식을 일정 비율로 세고의 주식으로 전환하는 것인 만큼 해당연예인들의 별도 현금출자는 없는 셈이다.

연예인들의 유상증자 참여가 '공수표'에 그치면서 최근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팝콘필름도 실제 청약 결과와 주금 납입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현재 팝콘필름의 실질적 최대주주는 지분 11.80%를 보유한 팬텀엔터테인먼트로 이곳 소속인 강호동 윤종신 박경림 등이 이번 팝콘필름의 유상증자에 참여키로 했다.

팬텀은 임창정 이정재 등 소속연예인들이 지난해 말 대거 소속사를 떠났다는 소식에 이날 8.17% 급락했다.

거래소시장감시본부 관계자는 "소속 연예인을 앞세워 유상증자 계획을 밝힌 후 실제 청약단계에서 실패한 것처럼 나타나기 때문에 불성실공시법인 지정도 쉽지 않다"며 "결국 투자자들 스스로 주의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