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역은 30년 전부터 발달된 역세권이다.

부천역을 등에 지고 봤을 때 대로변을 중심축으로 오른쪽 상권은 구 상권,왼쪽은 신 상권으로 분류된다.

하루에 7만~8만명의 유동인구가 이용하고 있고 수요층의 대부분이 20~30대다.

부천역 앞 대로변 옷 가게들은 부천대 학생들의 영향을 많이 받다보니 주중이 주말보다 장사가 잘된다.

반대로 주부들이 주로 이용하는 역사 지하상가는 주말 매출이 주중보다 더 짭짤하다.

중동,상동,역곡,송내 등 부천 내 다른 지역이 개발되면서 상권이 분산되는 추세지만 아직까지 부천을 대표하는 상권이라는 데 전문가들 사이에 이견이 없다.

역사 안에는 이마트와 지하상가가 들어서 있고,역 주변에 먹자골목과 쇼핑타운이 형성돼 있다.

부천역 상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대학생들이다.

이에 따라 점포마다 전체 매출의 80%를 20대가 올려준다는 게 상인들의 얘기다.

20대 초·중반을 겨냥한 신발,스포츠 의류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학생들의 주머니 사정을 감안해 소베이직,잠뱅이,폴햄 등 중저가 의류 브랜드가 많다.

리바이스나 후부 같은 고가 브랜드를 취급하는 가게는 매출이 부진한 편이다.

이곳에서 맞춤 양복점을 운영하는 이경세씨는 "원래는 타깃이 중장년층이었지만 젊은 고객들이 많아지는 것을 보고 제품 디자인을 젊게 바꿨더니 지난해에 비해 매출이 20~30% 늘었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북부광장 옆 이면골목에 형성된 먹자골목에는 모든 연령대가 찾을 수 있는 다양한 음식점과 술집들이 즐비하다.

하지만 서로 저가 경쟁을 하다보니 손님이 많아도 이익이 별로 남지 않는다는 게 상인들의 설명이다.

8년째 음식점을 운영 중인 용우동 김명옥 사장은 "삼겹살 1인분에 1700원 받는 가게도 많다"며 "손님이 많아도 이익 내는 데는 도움이 안된다"고 말했다.

구 상권은 지은 지 30년 이상 된 건물들이 대부분인 데다 '구 도심'이란 이미지 때문에 3~4년 전부터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지고 있다.

반면 왼쪽의 신 상권에는 젊은층을 타깃으로 하는 카페와 유흥주점,종합 쇼핑몰이 들어서 있고,대부분 지은 지 5년이 채 안된 상가가 즐비하다.

두 상권의 보증금과 임대료 시세도 차이를 보인다.

구 상권은 10평 매장을 기준으로 보증금이 5000만 ~1억원,월세는 150만~300만원 선이다.

이에 비해 신 상권은 보증금이 1억~2억원,월세는 250만~400만원에 이른다.

하지만 두 상권 다 수요에 비해 상점이 지나치게 많다는 게 공통점으로 지적된다.

부천역 인근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상가 자체도 과잉공급 상태지만 임대료 수준이 너무 높다"며 "이곳은 구 도심권이기 때문에 새로 들어오려는 사람들보다는 떠나려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부천역 지하상가의 경우 부천시 시설관리공단과 철도공사에서 관리하는 지하상가와,부천역사쇼핑몰과 이마트에서 공동관리하는 '부천역사쇼핑몰'로 구분돼 있다.

이마트와 함께 1999년에 생긴 부천역사쇼핑몰은 의류와 잡화를 중심으로 특화됐다.

위층에 자리잡은 이마트의 영향으로 부천시 시설관리공단과 철도공사에서 관리하는 지하상가보다 손님 수가 30% 정도 더 많은 편이다.

부천시 시설관리공단과 철도공사에서 공동 관리하는 지하상가의 업종은 대부분 휴대폰과 화장품 액세서리 등이다.

상가번영회장을 맡고 있는 '예원가방'의 김만철 사장은 "장사가 안돼 주인이 두세 달에 한 번씩 바뀌는 점포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