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인 4일 중부지방과 서해안 지역에 황사가 발생했다는 환경부의 공식 발표가 있었다.

물론 기상청에서는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어서 공식 황사로 볼 수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어찌 됐든 그 정도를 떠나 매년 국내를 엄습하는 황사가 올해도 여지없이 모습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건강관리에 주의가 필요할 전망이다.

황사는 잘 알려진 것처럼 중국 북부와 몽골의 사막 또는 황토 지대의 작은 모래 먼지 등이 편서풍을 타고 중국은 물론 한반도와 일본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누런 먼지를 가리킨다.

황사의 주 성분은 아주 작은 먼지로 아황산가스나 규소, 카드뮴, 납, 알루미늄, 구리 등의 중금속이 포함돼 있으며, 천식을 비롯한 호흡기질환자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또한 안질환, 피부질환들을 유발하기도 한다.

특히 한국이나 일본 등에서 관측되는 황사의 크기는 보통 1~10㎛ 정도로, 3㎛ 내외의 입자가 가장 많다.

따라서 말초 기관지까지 황사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되는 경우가 잦다.

더욱이 황사가 발생했을 때 천식을 비롯한 호흡기질환자의 사망률은 평상시보다 5% 가까이 증가한다는 보고도 있다.

올해 황사를 계기로 본격적인 황사에 대비하기 위한 건강관리요령을 살펴본다.

◇ 천식환자, 황사 때는 외출 삼가야 = 기관지 천식은 여러 가지 외부 자극에 매우 예민하게 반응하는 특성이 있다.

전형적인 천식환자의 경우 숨이 차고 쌕쌕거리는 숨소리가 특징적으로 나타나지만 일부 천식 환자들은 발작적인 마른 기침만 반복하기도 한다.

단순히 가슴이 답답하기만 하다고 호소하는 환자들에게서도 대부분 기관지 과민성이 관찰된다고 한다.

기관지 과민성이란 기관지 천식 환자에서 볼 수 있는 가장 특징적인 모습으로 찬 공기, 담배연기, 매연, 자극성 냄새 등의 비특이적 자극에 대해 기관지가 예민하게 수축함으로써 기관지가 좁아지고 천식 증상이 발생하는 현상을 말한다.

기관지 과민성이 심한 환자들은 작은 자극으로도 천식증상이 유발되며, 반대로 과민성이 약한 환자들은 자극이 커야만 증상이 나타난다.

따라서 황사와 그 속에 포함된 이산화황(SO2), 이산화질소(NO2) 등의 대기 오염 물질들은 천식 한자의 예민한 기관지를 자극해 천식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는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더욱이 3~4월에는 일교차가 크고 차고, 건조한 대기 등으로 감기가 잦은 만큼 자칫 황사의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천식환자는 황사가 심해지면 외출을 삼가고 가급적 실내에 머무는 게 좋다.

외출 시에도 반드시 이중 마스크를 착용하거나 황사 방지용 특수 마스크를 사용해야 한다.

외출 후 귀가 시에는 바로 세수와 양치를 해야 하며 실내에서도 외부의 황사가 들어올 수 있는 만큼 공기 정화기를 사용하는 게 도움이 된다.

또한 황사에 노출되면 천식환자의 기관지에 강한 자극이 올 수 있는 만큼 평소 사용하던 흡입용 기도염증 조절약 등의 천식약을 더욱 열심히 복용하는 게 좋다.

충분히 수분을 섭취하고 가습기 등으로 실내습도를 충분히 유지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밖에 황사에 노출됐을 때 호흡곤란이나 가랑가랑 하는 숨소리, 가슴이 답답한 증상이 있다면 자신이 천식환자가 아닌지 건강검진을 받아보는 것도 건강을 지키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다.

◇ 황사 때 천식 환자 관리 요령
▷ 황사 주의 일기예보를 점검, 미리 대비한다
▷ 황사가 심한 날에는 되도록 외출을 삼간다
▷ 외출을 할 때는 안경, 마스크, 모자 등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 귀가 후에는 바로 세수와 양치질을 한다.

▷ 바람이 강하고 맑은 날에는 창문을 열지 않는다.

▷ 에어컨을 이용해 실내외 환기를 하고, 공기정화기를 사용한다.

▷ 실내에서는 가습기를 이용해 충분한 습도를 유지한다.

▷ 기도의 점막이 마르지 않도록 물이나 차를 자주 마신다.

▷ 천식약을 더욱 열심히 복용한다.

▷ 외출 시는 흡입용 응급 기관지확장제를 꼭 지참한다.

◇ 황사에 대비한 눈 관리
황사에 포함돼 있는 여러 중금속은 세포의 생존력을 떨어뜨리고 `산소 유리기(oxygen radical)'를 발생시켜 세포를 손상시킨다.

특히 눈의 경우는 `각결막상피세포'를 손상시킴으로써 안구건조증, 알레르기성 결막염, 자극성 결막염 등을 일으키게 된다.

결막염의 주 증상은 눈물이 많이 나면서 빨갛게 충혈되고 눈에 뭔가 들어간 것 같은 이물감을 느끼는 것이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의 경우 특히 눈이 가렵고 눈을 비비면 끈끈한 분비물이 나오고 증세가 심해지면 흰자위가 부풀어오르기도 한다.

이 때 가장 좋은 예방책은 자극원인 중금속으로부터의 노출을 피하기 위해 외출을 삼가는 것이다.

부득이 외출해야 할 경우에는 보호안경을 끼고, 귀가 후에는 손을 깨끗이 씻도록 해야 한다.

결막염 초기 증세가 의심되면 깨끗한 찬물에 눈을 대고 깜빡거리거나 얼음찜질을 해주면 일시적으로 증세를 누그러뜨릴 수 있지만 안과에서 정확한 진단 및 치료가 필요하다.

결막과 각막의 세포손상이 심한 경우에는 세포치유를 도와줄 적절한 약물의 투여가 필요하다.

또한 2차적으로 염증이 생긴 때에는 염증억제 치료를 해야 한다.

알레르기가 심하다면 혈관수축제와 항히스타민제, 항염증제 등이 사용될 수 있으며, 이미 알레르기를 평소에 갖고 있는 환자는 비만세포 안정제를 사용하면 증상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질환을 스스로 판단해 안약을 장기간 사용하면 녹내장이나 백내장, 상피세포 손상 등 더 큰 병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따라서 안약은 반드시 안과 전문의와 상담 후 넣는 게 좋으며, 경과관찰을 통해 적절한 양만 투여해야 한다.

(도움말 : 서울대병원 알레르기내과 조상헌 교수, 서울대병원 안과 김미금 교수)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bi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