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마켓이 미국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구영배 G마켓 사장은 4일 "올 하반기쯤 500여억원을 투자해 G마켓 미국 법인을 설립하고 현지 중소 인터넷 쇼핑몰과 전략적인 제휴를 맺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 사장은 이와 관련,"미국의 제휴사가 갖고 있는 셀러(판매자) 망을 활용하고 배송 등에서 일정 자격 요건을 갖춘 국내 판매자들의 상품을 더하면 우선 현지 동포나 유학생 시장을 파고드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직 이사회 결정이 내려진 사항은 아니고 G마켓 경영진 사이에서 구체적인 안을 세우고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재원 조달과 관련,구 사장은 "지난해 회사를 코스닥이 아닌 미국 나스닥에 상장했던 것은 유상 증자나 M&A를 통해 해외 자본을 쉽게 끌어들이기 위해서였다"며 "미국 법인을 만들고 이를 통해 투자받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입성은 G마켓이 품어 온 숙원 사업으로 국내 오픈 마켓(온라인 장터)에서의 지위가 확고해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 회사는 작년 3분기 54억원의 순이익을 달성,직전 분기(27억원) 대비 100%의 성장을 이뤘다.

하지만 G마켓의 미국 진출 선언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이베이가 거의 독점하고 있는 미국 시장에서 G마켓이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베이는 2위사인 아마존의 10배 규모인데 그나마 G마켓은 아마존의 10분의 1 수준"이라며 "G마켓이 3월 실적 발표를 앞두고 일종의 '립 서비스'를 한 것 아니겠느냐"고 분석했다.

이 회사는 오히려 국내 시장에서 매각설이 나돌아 곤욕을 치르고 있다.

작년 12월 말 경영진의 보유 지분에 대한 '로크 업(lock up·매각 제한)'이 풀리자 G마켓의 2인자로 일컬어지던 한 임원이 퇴사했고 미국계 벤처 캐피털 업체인 오크사도 최근 보유 지분을 15.3%에서 5.2%로 줄였다.

주가는 작년 말 24달러 수준에서 1일 현재 21.52달러로 떨어진 상황이다.

최대 주주인 인터파크와의 '불화설' 역시 G마켓의 입지를 어렵게 하고 있다.

이사회 의장인 이기형 인터파크 회장이 G마켓 보유 지분을 매각할 것이란 관측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4일 현재 이기형 회장과 인터파크가 보유한 G마켓 지분은 각각 7.3%와 29.5%다.

이에 대해 구 사장은 "이 회장의 지분에 대해선 내가 관여할 바가 아니다"고 답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